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시편 63편 1-7절
1 /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2 /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
3 /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4 / 이러므로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하며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리이다
5 / 골수와 기름진 것을 먹음과 같이 나의 영혼이 만족할 것이라 나의 입이 기쁜 입술로 주를 찬송하되
6 / 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하오리니
7 /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
할렐루야! 우리 사랑하는 성도님들과 2024년 7월의 마지막 저녁을 함께 보내게 되어 영광입니다. 시간이 참 빠르지요? 어느 새 8월이 찾아온 것처럼, 7월 중순에 시작하여 8월 초에 끝나도록 3주로 구성된 올 해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도 벌써 마지막 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연중 최대 행사인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하면서 이 많은 일을 언제 다 할 수 있을까 고민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눈 깜박할 사이에 다 이루어졌네요. 오늘은 설교 말씀에 앞서 잠시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가 어떻게 시작하였고, 진행되었는지 함께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짠! 요상한 얼굴 하나가 화면을 가득 채웠습니다. 달덩이 같기도 한 이 얼굴은 누구의 것일까요? 네! 바로 지금 말을 하고 있는 최서현 전도사의 얼굴입니다. 어떤가요. 좀 비슷한가요? 이번 여름성경학교의 주제인 '기도할래요'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 결과물입니다. 제 얼굴뿐만 아니라 우리 유초등부 선생님들의 얼굴 그리고 유초등부 아이들의 얼굴까지 이렇게 준비가 되었어요. 이 얼굴들을 크게 인쇄하여 교육부실 벽면에 장식을 하였더니 어린이들과 그 부모들이 무척 즐거워하며 얼굴을 찾으시더라구요.
몇몇 어머니들께서 자기 자식 얼굴도 못 알아보겠다고 말씀하시기에 제가 걱정 마시라 저희 어머니는 자기 딸 얼굴을 앞에 두고도 얘는 누구니? 좀 요상하게 생겼다고 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사진들을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 다른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활짝 웃는 얼굴 화내는 얼굴 멍한 얼굴 등등 다양한 사람과 다양한 표정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이번 여름성경학교를 위한 준비 과정 중에 가장 공을 들였던 것은 '컨셉'과 '데코'입니다. 주제가 기도인만큼 자칫 피상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이 주제를 보다 더 직관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우리 친구들의 얼굴을 빌렸는데요.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이번 유초등부의 '주제는 기도할래요', '컨셉은 다양한 표정 이모티콘', '데코는 우리 유초등부의 얼굴 사진'인 것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얼굴 표정을 주된 컨셉으로 잡은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수없이 많은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보통 기도를 떠올릴 때면 흔히 거룩하고 구별된 상태에서 드리는 행위라고 생각을 하기가 쉽지요.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하자고 이야기를 하면 무릎을 꿇고 눈을 감고 두 손을 모으는 행동을 먼저 떠올리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도를 억제된 상태라고 느끼는 친구도 있더라구요. 기도를 할 때에는 좋은 자세를 취하고 좋은 말만 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방만한 자세로, 편하게 기도를 드리는 모습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죠. 우리가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도 예의를 갖추어서 몸가짐을 바르게 하듯이 하나님과 소통할 때도 그러한 마음과 상태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내용이지요. 만일 우리가 겉모습을 제대로 갖추기 전까지 기도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면 가장 슬퍼하실 분은 바로 하나님일 것입니다. 겉모습은 부차적인 것이에요. 중요한 것은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것입니다. 지금껏 기도를 드린다고 하면 왠지 표정도 진지해야 할 것 같고, 분위기를 깨지 않게 가만히 그리고 조용히 있어야 할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어서 지루함에 몸을 이리 꼬고 저리 꼬는 우리 아이들에게 기도가 얼마나 다양한 감정과 다양한 행동과 다양한 상황 속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 바로 이번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입니다. 그래서 여름성경학교를 시작하기 전부터 아이들이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사진으로 포착했습니다.
사람은 때마다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며 말로든 행동으로든 그것을 표현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더 솔직한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요 바로 표정입니다. 여기 보면 더위에 찡그린 표정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는 표정도 있고, 신나서 활짝 웃는 표정도 있고 다양하지요. 눈을 감지 않아도, 손을 모으지 않아도, 무릎을 꿇지 않아도 이 모든 순간순간이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억지로 웃지 않아도 거룩한 척하지 않아도 하나님은 아이들의 모든 순간을 사랑하시고 그 시간들 가운데 함께하기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린 아이들일수록 지지보다는 제지에 더 익숙할 것입니다. 아이가 하려는 대로 내버려두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주변 어른들은 아이를 통제할 수밖에 없지요. 안 돼. 그렇게 하지 마. 위험해 등등 아이의 안전을 위해 해야만 하는 말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이러한 안전을 위한 통제의 말들이 더 나아가서 아이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가로막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하는 아이의 말과 행동을 규정할 때도 있지요. 마치 기도에 정답이라도 있다는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기도를 마치 감정을 통제하거나 문제 해결의 도구처럼 사용하던 우리를 향해 한 인물을 보여줌으로서 기도가 얼마나 생동감 넘치는 대화의 장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십니다. 마치 아이들이 울고 웃고 짜증내는 것처럼 정말인지 여러 가지 감정을 거리낌 없이 기도로 나타내는 이 사람은 바로 다윗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왕임과 동시에 위대한 시인이자 훌륭한 하프 연주가이기도 합니다. 그의 시는 시편을 통해 잘 드러나지요. 시편은 150편의 고대 히브리어 시, 노래, 기도문의 모음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윗은 시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분량을 작성한 저자입니다. 그는 삶의 매 순간 철저하게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는 영광의 날에도 하나님을 찾았고, 고난의 날에도 하나님께 나아감으로 언제나 하나님을 의지하였습니다. 그의 기도는 매일의 순간마다 시시때때로 이루어졌습니다.
그의 마음이 방향을 잃고 정처 없이 떠돌 때 그는 자신의 불안과 외로움을 숨김없이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옵니다. 시편 3편 1절로 2절의 말씀입니다.
1 / 여호와여 나의 대적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일어나 나를 치는 자가 많으니이다
2 / 많은 사람이 나를 대적하여 말하기를 그는 하나님께 구원을 받지 못한다 하나이다
이 말씀은 그가 자신의 아들 압살롬을 피할 때에 하나님께 드린 기도입니다. 아시다시피 다윗 왕은 많은 처와 첩 사이에서 아들을 보게 되었고, 그들 사이에 치열한 권력 다툼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그러다 결국 다윗의 인생 말년에 최악의 사건이 벌어지게 됩니다. 그가 사랑하던 아들, 압살롬이 이스라엘의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반란을 일으켜서 자신의 형제들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압살롬의 군대가 예루살렘을 향하여 쳐들어 오자 아무 준비 없는 다윗은 피난길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반란은 오랜 시간동안 은밀하고 치밀하게 계획된 심각한 사건이었습니다. 다윗을 따르던 이스라엘의 유력한 지도자들 중 상당수가 다윗을 떠나 압살롬의 편에 서기 까지 하였습니다. 아들과 신하가 자신을 치려하는 부끄럽고 끔찍하고 참혹한 순간에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쏟아놓습니다. 그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마음속에서 예리하게 날선 분노라는 감정을 오로지 하나님께 아룁니다. 내 속에서 나를 사정없이 찌르다가 밖으로 나와서는 남을 끔찍하게 해치려하는 이 감정을 하나님 앞에 맡기는 것입니다. 그는 기도를 통해 솔직하게 감정을 터뜨립니다.
이처럼 시편에는 다양한 종류의 많은 시가 담겨 있는데, 이 시들은 크게 애가 아니면 찬양시라는 두 유형으로 나뉘게 됩니다. 애가를 통해 시인은 자신이 처한 끔찍한 세상에 대한 고통, 혼란 분노의 기도를 쏟아놓습니다. 그리고 이 애가 중에는 저주하는 내용도 담겨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대적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이렇게 기도합니다. 시편 35편의 말씀입니다.
7 / 그들이 까닭 없이 나를 잡으려고 그들의 그물을 웅덩이에 숨기며 까닭 없이 내 생명을 해하려고 함정을 팠사오니
8 / 멸망이 순식간에 그에게 닥치게 하시며 그가 숨긴 그물에 자기가 잡히게 하시며 멸망 중에 떨어지게 하소서
섬김과 나눔과 사랑을 이야기하는 성경 속에서 이처럼 원수를 향한 저주가 등장하다니! 사실 이것보다 더 심한 저주도 있는데, 그 표현이 너무 강해서 놀라실까봐 좀 약한 본문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시편의 솔직함을 보면서 놀라는 한편 그의 감정에 공감이 갑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보다 슬프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다윗이 쏟아내는 분노와 공허와 불안이 우리에게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시편에 등장하는 정서적 언어들은 그들과 같은 인생길을 걷고 있는 우리의 마음을 위로합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 안에서 다윗은, 그리고 시편의 저자들은 ‘외롭고’ ‘괴롭고’ ‘사랑하고’ ‘슬퍼’ ‘상하고 통회하고’ ‘낙심하고’ ‘즐거워’ 합니다. 그리고 이는 시대를 초월하여 시편을 묵상하는 우리에게도 진한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삶을 살아가는 매순간 다윗은 마치 재판장 앞에 선 사람의 심정입니다. 그는 자신의 억울함을 오직 하나님께 고했습니다. 슬픈 감정을 억지로 감추지거나 억누르지 않고, 하나님 앞에 간절히 탄원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다윗이 하나님의 공의로우신 판결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었던 까닭은 그가 하나님께서는 간구하는 소리를 귀 기울여 들으시는 분임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 삶의 제일 좋은 순간, 거룩하고 흠이 없는 상황에서만 하나님과의 만남을 주선한다면 사실 우리는 거의 하나님을 만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의 마음의 상태와 삶의 현실은 다양한 감정과 상황에 휘몰아치는 상태기 때문이죠. 하나님께 기도하려다가도 무자비하게 꼬여버린 실타래처럼 복잡하기만 한 내 인생의 문제들로 인해 기도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때로 긍정적이지 못한 감정들은 취급받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생각하기를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언제나 기쁘고 행복한 일만 가득해야해. 만약 삶의 어려움이 닥친다면 내가 무언가를 잘 못했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에게 고난을 허락하신거야’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할 때가 종종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근심에 쌓였거나,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공허와 외로움에 사무친 나를 못 받아드리고, 신앙이 없다고 스스로를 매도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통제되지 못한 그 감정을 고스란히 우리가 가지고 나오길 바라십니다. 기도는 내 안의 정제되지 않은 그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능력을 통해 채워지고, 바로 잡아지길 간구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 시편 63편을 다시 한 번 봉독하겠습니다.
1 / 하나님이여 주는 나의 하나님이시라 내가 간절히 주를 찾되 물이 없어 마르고 황폐한 땅에서 내 영혼이 주를 갈망하며 내 육체가 주를 앙모하나이다
2 / 내가 주의 권능과 영광을 보기 위하여 이와 같이 성소에서 주를 바라보았나이다
3 / 주의 인자하심이 생명보다 나으므로 내 입술이 주를 찬양할 것이라
4 / 이러므로 나의 평생에 주를 송축하며 주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나의 손을 들리이다
5 / 골수와 기름진 것을 먹음과 같이 나의 영혼이 만족할 것이라 나의 입이 기쁜 입술로 주를 찬송하되
6 / 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하오리니
7 / 주는 나의 도움이 되셨음이라 내가 주의 날개 그늘에서 즐겁게 부르리이다
다윗의 파란만장한 인생 속에서 수없이 많은 상황 가운데 다양한 감정의 진폭을 겪었을 그는 때로는 누구를 저주하고 원망하고 분노하여도 결국 마지막 결정권은 하나님께 맡긴 채로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다윗의 매 순간의 기도는 매일 밤낮으로 그의 인생의 모든 순간에 그분을 기억하고, 부르고, 그분과 함께 기뻐하겠다는 열심이었습니다.
7절의 말씀입니다. 내가 나의 침상에서 주를 기억하며... 저녁,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며 그날의 일을 상기하는 시간입니다. 매일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는 그 시간 다윗은 주를 기억하며 내 생각과 감정을 그분과 함께 정리합니다. 또한 7절 하반부 새벽에 주의 말씀을 작은 소리로 읊조릴 때에... 매일 해가 떠서 아침이 찾아오는 그 시간 다윗은 주님의 말씀을 읊조림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모든 순간의 감정을 기도를 통해 하나님과 공유하던 다윗은 시시각각 변하는 내 마음과 상황이 아닌,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도하겠습니다. 밤에 잠이 들 때에 나를 지키시고, 떠오르는 아침 해와 함께 나를 비추시는 사랑의 하나님! 7월 한달을 마무리하며 예배의 자리로 나아왔습니다. 날마다 모든 순간마다 우리는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내 안의 정제되지 못한 감정과 해결되지 않는 수많은 문제들을 안고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나온 우리를 기억하사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의 삶을 채워주세요. 기도로, 그리고 말씀과 예배로 하나님과 다양한 관계를 쌓아나가는 사당중앙교회 되기를 원합니다. 앞으로 펼쳐질 8월 한달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게 하시며 무엇보다 교회 안에서 진행될 모든 예배와 행사를 주님께서 주관하여 주세요. 늘 지키시고 인도하시고 동행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렸습니다. 아멘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딸, 감신 동문(😊💖💕) 전도사의 설교문이다! 항상 딸의 설교에 큰 은혜를 체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