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살면서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되지요? 사랑하는 청년부 여러분! 모든 인간 거의 다가 가장 원하는 체험이 무엇일 줄 아세요? 바로, 온 우주 만물을 창조하고 다스리는 절대자를 만나는 신비체험이라고 합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다름 아닌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자각과 변화의 체험’일 것입니다.
궁극적인 실재, 온 우주의 주관자이신 하나님을 만나본 사람은 진정한 해방감과 참 자유를 깨닫게 되고 새 사람으로 변화하게 되지요. 하나님 체험은 인식의 변혁, 즉 우리의 전존재를 뒤흔들고 뒤바꾸는 떨리면서도 끌릴 수밖에 없는 체험입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의 바탕이 되는 궁극적인 실재이신 하나님을 내면 깊은 곳에서 직접 체험하게 된다면 우리의 삶이 결코 그 이전과 같을 수는 없겠지요.
자신의 영혼 가장 깊은 차원을 ‘제칠 궁방’에 든다고 표현한 16세기 스페인 출신 영성가가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잘 알려진 인물이지요. 비로, 아빌라의 데레사 수녀입니다.
그녀는 <영혼의 성>이라는 자신의 책을 통해, 인간 영혼을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성으로 비유합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인간 영혼은 일곱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한 영혼이 성장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어요.
오강남교수의 글을 통해 아빌라의 데레사의 방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면의 성에서 처음 방도 아니고 성벽으로 둘러싸인 바깥마당에서 살고 있는 처참한 삶을 산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너무나 분주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성벽 내부에 있는 보물을 알아볼 여유조차 없다. 그래도 더러는 기도와 명상을 통해 성 안으로 들어오려 하지만 그들의 기도가 너무나도 미약하다는 것이다.
그런 중에라도 정말로 하느님께 가깝게 나아갈 필요를 느끼는 사람들은 성 안쪽에 있는 첫째 방으로 들어갈 마음이 생겨서 그리로 들어간다. 지상의 모든 것들은 덧없고, 오로지 하느님의 사랑만이 영원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명상하고, 영혼의 성 밖의 삶은 결코 우리에게 우리가 원하는 완전한 안전과 평화를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둘째 방에서는 사람들이 좀 더 큰 힘을 얻기 시작한다. 영적 길을 계속 가기 위해 하느님의 것들을 추구하고, 기도를 통해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얻는다.
셋째 방에 이르면 우리는 사람들 눈에 착한 사람, 종교적인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에는 우리가 스스로 교만해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내면의 성에서 이 단계에 이르면 우리는 문지방에 서 있는 셈이다. 하느님께 완전히 순복하느냐 혹은 우리 자신의 이서을 믿는 입장으로 되돌아가느냐 하는 것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넷째 방으로 들어가면, 여기가 바로 신비주의적 경험의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을 믿는 대신 신을 더욱 의존하며 신뢰감을 가지고 그의 품으로 들어간다. 이 단계의 방들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이를 직접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묘사해 줄 수가 없다. 노력이나 애씀의 방이 아니라 은혜와 축복의 방인 것이다.
다섯째 방에서는 하느님과 하나 됨이 이루어진다. 데레사는 여기서 유명한 누에 비유를 사용한다. 영혼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영양분을 먹고 사는 누에와 같아서, 우리가 완전한 신뢰 상태에 있으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속에 고치를 틀고 안주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건의 보호막 속에서만 우리는 그전에 없었던 가벼움을 지닌 나비로 태어날 수 있다. “나비는 그것이 벌레였을 때 하던 일, 천천히 실을 뽑던 일을 중요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나비는 이제 날개를 가졌다. 날 수가 있는데 어찌 꾸물거리면서 기는 것에 만족할 수 있겠는가?
여섯째 방에서 영혼은 하느님과 약혼 관계에 들어간다. 하느님은 결혼 직전에 영혼을 조금 더 시험하려 하신다. 영혼은 더욱 큰 사랑을 받지만 시련도 그만큼 커진다. 이때가 바로 우리가 겪게 되는 ‘영혼의 어두운 밤’이다. 탐욕, 집착으로부터 초연하게 떨어져 나올 수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한 인격 안의 하나님 나라 실현, 다른 말로 신인합일을 위한 과정이다.
일곱째 방에서는 완전한 평화와 안전을 가지고 하느님과 혼인 관계 속으로 들어간다, 영혼이 그 자신에 대해 죽을 때 그 사람은 이 지상에서 하느님을 완전히 표현하게 되는데, 이런 사람이 바로 성인(聖人)이다. 여러 가지 사건이나 시련이 아직 다가오지만 이런 것들은 그 사람 주위에서 일어날 뿐 그 사람에게 아무런 영향도 줄 수 없다.
사랑하는 청년부 여러분!
아빌라의 데레사는 지극한 형태의 하나님 체험을 ‘영성적 결혼’이라고 표현하며, 영혼이 영혼 자신의 가장 깊은 곳, 영혼의 ‘제칠 궁방’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하였네요. 영혼이 영혼 자신의 ‘제칠 궁방’ 안으로 들어가는 경지는 곧 영혼이 자신의 영을 의식적으로 체험하는 경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영적 결혼’이 이루어지는 ‘영혼의 가장 내적인 중심’을 말하는 것이지요. 이 ‘중심’에서 ‘영과 영의 합일’, 즉 인간의 영과 영이신 하나님 사이의 친밀한 교제와 합일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영성의 중요한 점은, 사랑의 교제와 합일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사랑에는 단계가 있지요? 사랑의 능력이 더 클수록 더 높은 단계의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무한하신 하나님과 무한한 사랑을 누리는 우리가 되십시다!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더욱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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