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M. Div. 3학기 과정을 밟을 때, '정신질환자 돌봄' 수업의 과제를 하며 작성한 글이다.
※ 인격장애란 타 정신장애와 달리 인격의 특성 자체가 왜곡되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인격장애가 무엇인지 설명하시고 내가 속한 교회에 가장 만연해 있는 인격장애적인 요소 2가지를 지적하고 설명하십시오.
∎인격장애(성격장애, personality disorder)는 성격 그 자체가 부적응적이어서 자신이 속한 사회문화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어긋난 행동을 지속적으로 나타내어 본인도 고통을 받고 주변 사람들도 고통을 받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성격장애는 어린 시절부터 서서히 조금씩 형성되어 가면서 보통 18세 이후에 나타나기 때문에, 성격장애는 성인기에 진단되는 특징이 있다.
성격장애는 부정적 기대와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ies)의 악순환을 초래한다. 이는 성격적 특성이 완고하고 융통성이 없고 부적응적이기 때문이다. 성격장애의 공통적 특징은 다음과 같다.
① 성격장애는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② 성격장애는 아동기와 청소년기에 처음으로 눈에 띄게 되고, 성인기 초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대부분 성인기에 진단을 받게 된다.
③ 모든 성격장애는 대인관계가 매우 좋지 않다. 즉 어떤 일을 하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 반복적으로 같은 문제를 초래한다.
④ 성격장애는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기능손상을 초래하고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도 불행에 빠뜨린다.
⑤ 자신의 성격문제로 인해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일이 거의 없고, 주위 사람들의 강한 권유나 다른 문제(예: 물질의존, 사회불안장애, 우울증 등)로 인해 치료를 받게 된다.
⑥ 성격장애는 오랫동안 형성되어 온 내적 성향이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지만 보통 나이가 들어가면서 증상이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반복적인 학습경험이나 성숙 효과, 또는 기력에 떨어져서 증상이 좋아지는 것으로 판단된다.
∎ 성격장애의 하위유형과 주요 진단특징
성격집단 | 하위유형 | 주요 진단 특징 |
A군 | ∙ 편집성 ∙ 분열성 ∙ 분열형 |
- 불신과 의심, 경계와 긴장, 악의적인 태도 - 사회적 무관심과 고립, 감정표현의 위축과 결여, 그저 혼자 있기를 원함 - 대인관계의 기피, 인지적∙지각적 왜곡, 기이한 외모와 행동, 사회적 고립 |
B군 | ∙ 반사회성 ∙ 경계선 ∙ 연극성 ∙ 자기애성 |
- 사회적 규범과 법을 어김, 타인의 인격과 권리를 침해, 죄책감의 결여 - 강렬하고도 불안정한 기분 및 대인관계, 분노, 충동성, 심리적 불안정감 -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끌기 위한 과장된 감정표현, 유혹적인 행동, 높은 피암시성 -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 칭찬에 대한 욕구, 특권의식, 오만한 행동 |
C군 | ∙ 회피성 ∙ 의존성 ∙ 강박성 |
- 사회활동의 억제와 회피, 부적절감, 당혹감, 부정적 평가의 과민성 - 독립적 생활의 결핍, 보호받고 싶어하는 욕구와 열망, 이별에 대한 공포 - 정리정돈, 완벽주의, 마음의 통제와 대인관계의 통제에 집착, 인색함 |
∎섬기는 교회에 만연한 인격장애적 요소 2가지 – ①자기애성 성격장애, ②강박적 성격장애
① 자기애성 성격장애
B군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진단기준> |
과대성(공상이든 행동이든), 칭찬에 대한 욕구, 공감의 결여에 대한 광범위한 행동양상이 있다. 이런 특성은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고, 다음 9가지 중 5개 이상의 항목이 충족되어야 한다. 1) 자신의 중요성에 대해 과장된 지각을 갖고 있다(예: 자신의 성취나 재능을 과장함, 뒷받침할 만한 성취도 없으면서 우월한 존재로 대접 받기를 기대함) 2) 무한한 성공, 권력, 탁월함, 아름다움, 또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공상에 사로잡혀 있다. 3) 자신이 특별하고 독특한 존재라고 믿으며, 특별한 사람이나 상류층의 사람들만이 자신을 이해할 수 있고, 또 그러한 사람들(또는 기관)하고만 어울려야 한다고 믿는다. 4) 과도한 찬사를 요구한다. 5) 특권의식을 가지고 있다(예: 그럴 만한 이유가 없는데도 특별대우나 복종을 바라는 불합리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6)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타인들의 감정이나 욕구를 인정하거나 확인하려 하지 않는다. 7) 대인관계가 착취적이다(예: 자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을 이용한다.) 8) 흔히 타인을 질투하거나 타인이 자신을 질투하고 있다고 믿는다. 9) 오만하고 건방진 행동이나 태도를 보인다. |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심리적 요인을 보면 매우 취약한 자존감을 감추려는 것에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자는 자기 중요성(자기에 대한 과장된 믿음), 자기에의 몰입, 무한한 성공에 대한 환상을 세상에 투사하려고 노력하는데 이는 취약한 자존감과 열등감(수치심)을 모면하고 '자기 가치감'을 키우려고 한 결과이다.
취약한 자존감과 열등감은 부모의 훈육방식에서 기인된다. 부모가 자녀에게 존중하는 마음, 온정, 공감하는 마음으로 대할 때 아동은 정상적인 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동정심이 없는 부모의 냉담함(냉정함)은 아동에게 불안정한 자의식을 심어준다.
냉담한 부모는 본인 역시 자존감이 낮으므로 이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아동을 치켜세워서' 대리만족을 얻고, 이 과정에서 자녀는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 마음 속 깊이 열등감과 수치감을 느낀다.
부모가 아동을 치켜세운다는 것은 예컨대, 현실적인 피드백과 균형이 맞지 않는 과도한 찬사, 좋은 행동은 과도하게 칭찬하고 나쁜 행동은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 자녀의 외모나 능력을 지나치게 우수한 것으로 착각하는 것, 자신의 자녀가 신이 내린 특별한 아이라는 생각 등이다. 따라서 부모 양육방식의 두 차원, 즉 (1) 정서적 냉담함과 (2) 아동을 치켜세우는 것이 자녀로 하여금 무의식적으로 자기도취(이면에는 취약한 자존감과 열등감이 숨어 있음)에 빠져들게 하고, 자기애성을 발달시키게 한다. 이 밖에도 부모의 지나친 방임과 과잉평가, 예측하기 어렵고 신뢰하기 어려운 부모의 보살핌, 정서적 학대, 부모의 속임수 행동은 자녀에게 취약한 자존감을 만들고, 그 결과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발달될 수 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인지적 요인은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나는 너무나 우월한 사람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받고 싶다. ⒞나 정도의 훌륭한 사람만이 나를 이해할 수 있다와 같은 자기우상화의 사고방식이 굳어진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는 가족으로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고 성장한 사람들에게 흔하고, 그 결과 이러한 생각에 일치하는 정보에는 선택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고 반대되는 부정적 정보는 무시하고 왜곡하면서 분노하고 착취적인 행동을 나타낸다.
② 강박적 성격장애
C군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의 진단기준> |
정리정돈, 완벽주의, 정신 및 대인관계의 통제에 집착하는 광범위한 행동양상으로 인해 융통성, 개방성, 효율성의 상실을 초래하는 대가를 치른다. 이런 특성은 성인기 초기에 시작되어 다양한 상황에서 나타나고, 다음 8가지 중 4개 이상의 항목이 충족되어야 한다. 1) 사소한 세부사항, 규칙, 목록, 순서, 형식, 시간계획에 집착하여 일의 핵심을 놓치고 만다. 2) 과제의 완수를 방해하는 완벽주의를 보인다(예: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에 과제를 끝맺지 못한다.) 3) 일과 생산성에만 과도하게 몰두하여 여가활동과 우정을 나눌 시간도 없다(분명한 경제적 필요성 때문이 아니다.) 4) 도덕, 윤리, 또는 가치문제에 있어서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다(문화적 또는 종교적 배경에 의해서 설명되지 않는다.) 5) 닳아빠지거나 무가치한 물건을 감상적인 가치조차 없는 경우에도 버리지 못한다. 6) 자신이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타인에게 맡기거나 같이 일하기를 꺼린다. 7)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돈 쓰는 것이 인색하다 : 돈은 미래의 재난에 대비해서 저축해 두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8) 경직성과 완고함을 보인다. |
강박성 성격장애의 심리적 요인, 특히 정신분석적 요인은 강박성 성격이 심리성적 발달단계 중 항문기 단계에 고착된 결과로 보고 있다. 생후 2~4세경 대소변 가리기 훈련과정에서 아동의 욕구와 아동을 사회화시키려는 부모의 욕구 사이에 갈등이 초래되고, 이러한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때 항문기에 고착된 강박성 성격이 싹트게 된다고 한다.
부모가 완벽주의적이고 처벌지향적일 때 아동은 부모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대한 강한 공포와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강박성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는 주장도 있다. 통제감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역시 강박적 성격장애를 발달시키는 한 원인이 된다.
강박성 성격장애의 인지적 요인은 ⒜실수는 잘못이므로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내 주변 환경을 완벽하게 통제해야 한다, ⒞나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만 가치 있는 존재다와 같은 독톡한 신념체계가 강박성 성격장애를 발현 유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흑백논리적 사고(예: 완벽한 것이 아니면 실패한 것임), 재앙적 사고(예: 불완전함이나 실수가 초래하게 될 부정적 결과를 지나치게 과장함), 의미확대와 의미축소(예: 세부적인 사항이 중요하다고 집착하고, 정말 중요한 일은 그 의미를 축소하여 과소평가함) 등의 인지적 오류를 자주 범한다.
강박성 성격장애의 치료는 환자와 치료자 간에 신뢰로운 치료적 관계형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치료적 동맹관계가 이뤄지면 환자는 심리치료에 잘 반응한다. 치료에 열심히 임하고 실제효과를 보기도 한다.
정신역동치료는 '너 자신을 비난하라, 다른 사람을 비난하라, 그리고 다른 사람이 너를 비난하게 하라'의 초자아의 삼제(superego triad)를 다루어서 지나치게 엄격한 초자아를 수정하는 것에 있다. 왜냐하면 엄격한 초자아는 완벽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이러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심리적 고통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부모의 엄격한 통제에 대해서 지녔던 부정적 감정과 이러한 감정을 표출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죄책감, 그리고 이러한 감정을 통제하려는 과도한 노력을 자각하게 만들어서 자신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하고, 자신이 불완전한 사람이라는 것을 수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인지치료는 자신이 왜 완벽해야 하고, 왜 완벽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와 사고방식을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바꾸어 주는 것에 있다.
행동치료는 환자로 하여금 자신이 완벽하지 않음을 실제 경험해 볼 수 았는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완벽하지 않아도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체험시켜 주는 것에 있다.
∎다음과 같은 주제로 교육을 실시하려고 한다.
<1주> 【공개강좌】Ⅰ. 주요 주제 : 정신장애와 자기성찰 Ⅱ. 세부 주제 <2주> 불안장애와 나 <3주> 강박장애와 나 <4주> 우울장애와 나 <5주> 양극성 장애와 나 <6주> 성격장애와 나 <7주> 내면 여행 ⟶ 격문 만들기 <8주> 깊은 기도 Ⅲ. 일시 : 2020년 10월 1일(목) ~ 11월 19일(목) 매주 목요일 오후 6-9시 총 8주 Ⅳ. 장소 : 사당중앙교회 1층 북 카페 Ⅴ. 대상 : 평신도 임원과 입교인(우리 교회의 제1차적 의회의 당회인이 된 분이면 누구나) Ⅵ. 진행 방식 : 전문 강사 강의& 그룹 나눔과 그룹 발표, 느낌 나누기, 깊은 기도 ♧ 참석하신 분들께 대접할 다과(목회자 가정에서 구운 빵과 쿠키, 내린 원두커피와 다양한 음료, 과일)가 준비됩니다. |
기독교적 관점에서 볼 때 신앙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는 복음전파와 구원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한편, 기독교의 중요한 가르침인 이웃사랑과 평화의 사도로서의 역할을 생각해 볼 때 이웃, 사회, 국가에서 평화를 이루는 기능도 당연히 중요한 기능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26년간의 목회현장에서 맞닥뜨렸던 허다한 장애물들을 통과하며, ‘이것은 성도님들과 함께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겠구나’라고 진단했던 것, 그리고 내가 목회자가 되어 성도들을 교육한다면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를 질문하며 건강한 교회 만들기의 프로젝트(project)를 실시하려고 한다.
신학을 비롯한 여러 심리학을 사용한 제임스 파울러의 신앙발달 이론에 비추어, 현대 이상심리학에서 다루는 정신장애의 일부를 교육함으로서, 갈등과 분쟁상태에 있는 신앙공동체가 평화를 경험할 수 있는 방법, 그리고 배타성, 공격성, 이분법적인 성향이 강한 신앙공동체가 성숙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보려고 한다.
개신교 신앙공동체들의 갈등의 대상과 분쟁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한 가지 원인으로만 돌리기나 한 사람을 분쟁의 문제를 일으킨 사람으로 돌리기는 매우 어렵다. 갈등의 내용으로 보면 신앙공동체의 구성원 간의 신학적인 관점의 차이나 정치적 성향의 차이일 수도 있으며, 신앙발달/성숙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일 수도 있고, 혹은 개인의 심리적 갈등 혹은 대인관계 문제일 수도 있다.
정신장애의 다양한 양상을 살피고 교육함으로서, 신앙공동체 구성원 모두 자신을 돌아보며 문제의 근원에 접근할 뿐 아니라, 나 자신과 타인을 바르게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 개신교 신앙공동체 내부의 갈등과 분쟁문제, 배타성, 비판성, 공격성, 이분법적 성향과 같은 미성숙한 신앙의 문제는, 개신교 내부의 문제를 넘어서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모습이 아닌 거꾸로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지켜보면서, 신앙공동체의 분쟁, 미성숙의 문제를 심리적인 문제와 신학적인 문제가 상호결합된 것이라고 판단하게 되었다.
신앙공동체 구성원들의 관계 역학을 따져볼 때, 자기애(自己愛)적 인격장애의 지도자와 경계선 인격장애의 구성원들이 만나게 되는 경우에 갈등과 분쟁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보았다.
한국교회의 교세가 현재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원인이 다양하게 있지만,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특히 한국교회의 지도자들과 그 지도를 받고 있는 교인들의 자기애(自己愛)적 인격장애 때문’이고 ‘자기를 알아달라는 이들의 몸부림이 애처롭기까지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구성원들은 자신이 속한 신앙공동체 내에서 건강하지 못한 대인관계를 맺는 경우가 발생한다. 신앙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면서 자기를 내세우거나, 자랑을 늘어놓거나, 지나친 자기과시를 하기도 하고, 거만한 언행을 보이거나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에 만족스럽지 않을 때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자기애(自己愛)적 인격장애를 가진 구성원들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평가가 나오는 경우에는 견디기 힘들어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갈 때 진심으로 조언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주변에 예스맨들이 포진하기 때문에 약점을 보완하거나 강점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힘들게 된다. 특히 지도자가 자기애(自己愛)적 인격장애를 가질 경우, 다양한 정보보다는 자신이 듣고 싶은 정보만 자꾸 듣게 되고,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게 되기도 하며, 주변에 훌륭한 인재나 구성원들을 잃게 되기도 한다. 또한 자기애(自己愛)적 인격장애를 가진 지도자들은 공감능력도 현저히 떨어져서 타인을 이해하거나 감정적으로 헤아리는 능력이 부족하고, 오히려 구성원들의 마음에 불편함이나 분노를 일으키는 일방적인 결정을 해서 신앙공동체 내의 갈등과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신앙공동체에서는 구성원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의지 욕구가 실제로 눈에 보이는 지도자에 대한 의존욕구와 융합이 되어서 강화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현대 한국사회에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개신교 신앙공동체 내부에도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구성원들은 불안정한 인간관계를 맺고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지도자 혹은 다른 구성원들과 권력다툼을 종종 벌이기 때문에, 자기애(自己愛)적 인격장애를 가진 지도자를 만나게 되면 크게 충돌하게 되어서 분쟁이 일어나기 쉽다. 특히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구성원들은 다른 구성원들과의 관계에서 평소에는 비교적 정상적인 모습으로 활동을 하면서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지도자들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경계선(borderline)이라는 표현은 신경증(neurosis)과 정신증(psychosis)의 경계선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고,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선이라는 뜻도 포함하고 있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용어는 이분법적이고 판단적인 용어로 간주되어서 사용하기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구성원의 경우에는 정상과 비정상의 모습이 공존하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매우 불안정한 패턴을 종종 보인다. 간혹 충동적이거나 폭력적인 발언이나 행동을 보이기도 하고 지도자에 대한 음모성의 소문을 퍼뜨려서 곤경에 빠뜨리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공동체이든 지도자의 입장에서는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운 성향이라고 볼 수 있다.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DSM-Ⅴ)에 경계선 성격에 대한 설명이 아홉 가지가 제시되어 있는데, 신앙공동체의 경계선 성향 구성원의 행동과 대인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중 세 가지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특징은 유기공포, 즉 자신이 상대방에 의해서 버림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다. 공동체 내의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이 자신을 거부하거나 버릴 수도 있다는 가상의 두려움 때문에 그런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기 전에 미리 자신이 상대방에 대해서 나쁜 소문을 퍼뜨리거나 상대방을 버리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신뢰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불안정한 인간관계를 가지고 관계를 지속하지 못하는 성향이 있다. 두 번째 특징은, 대인관계 방식에 있어서 상대방을 극단적으로 이상화(理想化)하거나 극단적으로 평가절하(平價切下)를 반복하는 불안정한 모습이다. 자신이 이상화하는 신앙공동체의 지도자에게 무한한 관심과 총애를 받고 싶은데, 그 욕구가 거부되거나 좌절되면 자신도 모르게 즉각적으로 지도자를 공격하고 평가절하를 하게 된다. 세 번째 특징은, 경계선 성향의 구성원들이 공동체 내에서 종종 정체성 혼란의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들은 자아상이나 자아개념이 확실하지 않고, 위험한 상황이나 스트레스 상황을 직면하게 되면 현실검증에 손상을 입어서 현실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된다. 이 외에도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구성원들은 정서적 불안정성, 만성적 공허감, 무절제하고 무분별한 알코올 중독, 성중독, 신용카드사용 중독, 분노조절의 어려움, 상대방을 조종하기 위한 자살 시늉/시도 등의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신앙공동체의 구성원이 이런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심리적인 문제가 영적인 성숙에도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성숙은 건강한 지도자와 건강한 구성원의 역동적인 관계를 통한 지속적인 과정으로 형성되어 갈 수 있다. 그렇게 위해서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만들도록 상담적인 개입도 필요하고, 더 나아가서는 영적인 성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신학적, 교육적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앞서 잠시 언급한 파울러의 신앙발달단계 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종합적-전통적 신앙(3단계)에서 개별적-성찰적 신앙(4단계)을 거쳐서 결합적 신앙(5단계)로의 성숙의 과정인데, 3단계와 다른 4단계와 5단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들은 분명한 정체성(identity), 자기성찰능력, 개방성과 수용능력이다.
<파울러의 신앙 단계>
단계 | 특징 |
제0단계 | 미분화된 신앙(태어나서~3세) : 신앙의 기초가 되는 덕목들이 형성되는 시기 |
제1단계 | 직관적-투사적 신앙(3~7세) : 외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이나 상상들을 투사하여 판단하는 시기,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신앙적 행동, 태도를 배우는 시기 |
제2단계 | 신화적-문자적 신앙(7~12세 초등학교 시기) :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야기나 신앙, 관습 등을 스스로의 힘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며, 소속감이 중요한 시기 |
제3단계 | 종합적-전통적 신앙(청소년기) : 가정을 넘어서서 학교, 일터, 또래집단, 거리, 대중매체 등이 삶의 자리에 들어오며 개인의 경험이 크게 확장되는 시기, 전통에 순응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는 의존적인 시기 |
제4단계 | 개별적-성찰적 신앙(청년기) : 자신의 관점에서 스스로 신앙을 가지려고 애쓰며 자신의 신앙에 대해 반성하며 자주적인 결단에 의해 실존적인 신앙을 가지려는 단계 |
제5단계 | 결합적 신앙(30대 중후반) : 신앙의 내적인 성숙의 시기로서, 자신의 신앙적 입장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가지면서도 결코 폐쇄적이지 않으며 다른 입장과 가능한 한 대화하려고 애쓰는 단계 |
제6단계 | 보편화된 신앙 : 현실적으로 거의 도달할 수 없는 단계로서, 모든 존재를 포함하여 온전히 자신의 신앙에 따라 사는 모습을 나타내는 단계 |
신앙공동체가 추구할 수 있는 성숙한 단계의 신앙은 결합적 신앙인데, 제임스 파울러는 지속적으로 성숙하는 과정을 통해 결합적 신앙(5단계)으로까지 신앙공동체와 구성원들이 성숙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면, 세상과 신앙공동체 안에 존재하는 반대, 갈등, 양극성, 모순 등 공존하기 힘든 것을 기꺼이 수용하고 화해하는 능력을 통해서 자기 마음의 평화, 타인 혹은 타 공동체와의 평화를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있다고 언급했다. 더 나아가 진리를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하게 되면서 하나님에 대한 깊은 신뢰와 헌신을 하면서도 동시에 타인, 타 집단, 인류전체를 위한 관심, 열정, 헌신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인생은 영혼의 병을 치료받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영혼의 병의 핵심 내용은 하나님과 영생과 절대 평안에 대한 무한한 갈증과 열망이다. 절대 평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인격의 성장과 성숙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정신적으로 건강한 것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정신적으로 건강하다는 것은 정신적으로 병적인 증세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있으며, 자주적이고 건설적으로 자기 생활을 처리해 나갈 수 있는 성숙한 인격체를 갖추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반하여 정신장애는, 개인의 인지, 감정조절, 또는 행동에서 나타나는 임상학(臨床學)상 의미 있는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증후군으로, 정신기능의 기초가 되는 생물학적‧정신적, 또는 발달과정에서의 기능장애를 반영한다. 정신장애는 대개 사회적‧직업적 또는 기타 중요한 활동에서의 의미 있는 고통과 기능장애와 관련된다.
영성(靈性) ⇒ 靈(하나님과의 연합, 합일, 신비, 하나님을 아는 지혜 etc) + 性(성품, 성격, 인성)
영(靈)과 성(性), 두 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될 때 영성(靈性)이 되는 것이다. 인격적 발달 없이 영적 발달이 이루어질 수 없다, 성품의 변화 없이 영적인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정상적인 판단, 자기에 대한 명확한 분별과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인성의 개발, 기도, 말씀이 중요한 만큼, 강박성 ‧ 회피성 ‧ 자기애성 ‧ 편집성이 내 안에 없는지 분석하는 것도 무척 중요하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변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변해간다. 하나님은 고난과 연단을 통해 훈련하신다. 인격이 건강하지 않으면 교회가 고난 받는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이므로 교회에 문제가 있으면 갈등이 된다. 모든 공동체가 갈등하고 있다. 누구든지 자신(나)의 불안을 당신(너)에게 투영하기 때문이다.
매일 매일 살아가는 것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 “인격장애는 관계의 병이다.” 관계 속에서 발현되는 것이다. 내 안에 발견되지 않은 장애를 발견하고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성 개발 없이, 성품 개발 없이, 하나님과 관계의 발전이 있을 수 없다! 먼저 자신을 잘 살펴서 불안을 잘 다스려야 한다. 평안한 상태로 자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상심을 잘 유지해야 한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내 불안을 상대방에게 투사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상대의 최선을 믿어주고, 최선을 다해줄 것을 기대해야 한다! 건강한 정신은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고 그 은총 안에 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참고문헌>
사례중심의 이상심리학(김청송 저 | 싸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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