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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

〔정신분열 스펙트럼 장애〕를 읽고 있다

by tat tvam asi 2024.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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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이상심리학을 공부하고 있다. 전문적인 상담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 권석만 지음 / 학지사 -

 

 

사실 나는, 조현병(調絃病)이 정신분열증과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지가 3~4년 밖에 되지 않는다. 조현(調絃)이란 악기의 현을 조율한다는 뜻인데 여기에 병이 생겼다고 해서, 마치 현악기가 정상적으로 조율되지 못한 경우처럼 정신기능이 분열되어 서로 연관성을 잃은 상태를 조현병이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심리적 기능이나 뇌의 신경회로 간의 균형이 깨진 상태라 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신분열증에서는 자아기능의 세계가 무의식에서 올라오는 강한 충동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고 본다고 한다. 자아가 조각나고 흩어져서 통합이 안 되어 있는 상태인 것이다. 그런 상태가 되는 이유로 두 가지 경우를 꼽는다면, 성장과정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자아기능이 본래 약해진 경우와 무의식의 내용들이 이상하리만치 활발해져서 자아의식이 감당할 수 없는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이다. 이제까지 교재를 읽으면서 습득한 지식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심리적인 요인과 생물학적 요인이 관계되었으리라.

 

교재를 읽어나가는 중에, 몇 년 전 ○○교회에 새가족으로 등록했다가 한 주 나오시고 그 다음부터는 안 나오는 성도님 한 분을 떠올리게 되었다. 교회에 오시자마자 등록을 하고 심방을 요청하여 댁을 방문하였는데, 자신의 바깥 세계를 위험스럽고 위협적인 존재로 지각하고 있었다. 혼자 사는 자기 집을 누군가가 계속 들락거리며 자신이 좋아하는 목욕 가운에 날마다 얼룩을 묻히고 있다고 말하기도 하고, ‘세계가 몰락한다는 아주 절망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있다고도 말하며, 갈가리 흩어지고 찢기어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상태로 주변에 있는 사람이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계속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우리가 밤에 잠자는 중에 어떤 무시무시한 악몽을 꿀 때 겪는 것을, 정신분열증 환자는 현실에서 겪고 있다는 것을 그 때 알게 되었다. 그 이후에 연락도 받지 않고 찾아가도 만날 수 없게 되어, 지금은 근황을 알 수 없지만, 함께 심방을 갔던 분들이, 돌아오면서 마음에 커다란 납덩이가 얹어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 모두 정신분열증에 무지한 상태였었다.

 

교재를 읽으면서 정신분열증은 한마디로 총체적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심리사회적 치료와 생물학적 치료 모두를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 특별히 약물치료가 이 병의 치료에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기본 치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문가들의 표현에 의하면, 정신분열증 치료의 기본 원칙은 서로 마음과 힘을 합하는 협동(cooperation)’이라고 한다. 다양한 치료진 사이의 협동, 치료진과 가족의 협동, 치료자와 환자의 협동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삼자 간의 솔직한 대화를 통한 의사소통이 필요할 것이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고, 마라톤을 뛰는 선수처럼 꾸준하고도 끈질기게 치료해 나갈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약에 대한 그릇된 오해를 불식(拂拭)시킬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약에 대한 그릇된 오해로는, ‘약으로 내 정신을 조절당하기 싫다’, ‘약을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중독되어 끊기 어렵다’, ‘약을 먹으면 머리가 이상해져서 바보 같다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재를 보면서, 전문의사의 지시대로 사용하는 약은 환자로 하여금 정상적인 생리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 을 돕는 벗과 같은 것이라는 의식이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참! 그리고... 교재를 읽다가 뉴턴이 정신분열증을 지녔던 사람이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리학을 전공한 내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이상했다. 물론 학문적 입장에서 앙숙이었던 로버트 보일의 서적들을 불태운 히스테릭한 사건을 들은 적은 있었지만, 기상천외한 창의성으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여 고전물리학의 체계를 확립한 뉴턴이 정신분열증을 앓았다는 사실은, 상담을 전문으로 하게 될 나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글을 작성한 후,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모든 학문의 마지막 대상은 인간정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가능성’ 문제에 대한 이해를 갖기 위해 심리학과 아울러, 양자 물리학을 공부하였고, 양자 물리학을 신경과학, 신경 내분비학, 후성 유전학, 세포생물학, 뇌 과학, 에너지 심리학, 자아초월 심리학, 무의식‧잠재의식과 초월의식 연구, 정신신경면역학 등의 최신 정보들과 연결 지어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면서, 상담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가능성을 실현한 한 예로, 36세의 남자 청년이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조현병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고 5차례의 전기충격요법(ECT)과 약물치료를 받았는데도 병세가 호전되지 않자, 목사인 나를 찾아와 20228월 말부터 지금까지, 일주일에 한 번 혹은 이주일에 한 번씩, 깊은 내면의 상담을 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청년의 어렸을 적 트라우마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무의식적 작동시스템을 함께 확인하며, 내재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컴퓨터 학원에 등록하여 취업 준비를 하며 포트폴리오(portfolio) 작업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며, 밝은 표정으로 나를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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