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쯤, 잘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자신이 엄청나게 많은 양을 먹고 체중이 증가할까봐 구토하는 일을 아주 오랫동안 반복해 왔노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내심(內心) 많이 놀랐다. 아주 긴 시간을 교제하며 속이야기를 나눌 수 있던 사이였음에도,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막 40대 중반이 된 아주 아름다운 분이신데, 나에게 그 말을 하게 된 이유는 남편 모르게 구토를 해 왔었는데 남편이 자고 있는 줄 알고 새벽에 화장실에서 먹은 음식을 토하다가 그 장면을 남편에게 들켜 힘든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다. 섭식장애를 읽으면서 이것이 ‘신경성 폭식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까’를 고민하고 있던 차(次)에, 아주 적합한 내용이 수록된 교재를 읽으며 마음이 벅찼다!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신경성 식욕부진증, 신경성 폭식증의 원인을 읽으면서, 또한 간헐적 폭발성 장애가 어렸을 때 부모나 다른 사람 에게 학대를 받거나 무시를 당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전문가의 치료와 더불어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는 법을 알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신경성 식욕부진증과 신경성 폭식증은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장애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가족치료와 약물치료가 수반되어야 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한편 적대적 반항장애, 간헐적 폭발성 장애, 품행장애, 방화증, 도벽증,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읽으면서는, 자신의 상처를 바라보는 법을 사랑으로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목회자로서 파괴적, 충동장애 및 품행장애를 지닌 사람들과 상담을 해야 할 때,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충분히 공감해 주면서, "상처는 우리 인생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해주고 싶다.
마음의 상처에 대한 나의 견해는 이렇다.
☞ 상처는 객관적이기 보다는 주관적인 성격을 갖는다. ‘어떤 상처를 겪었는가!’보다는 ‘자신의 상처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자신의 상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있다. 상처가 행복과 성장을 위한 자원이 될지 아니면 부정적인 삶의 원천이 되어 불행을 전염시키는 병균이 될지는 거의 전적으로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상처가 미치는 영향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자기중심적이 되고 부정적으로 변한다. 불신으로 가득한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게 되고 불안한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왜곡된 관점을 견고히 구축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스스로를 고립시켜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격리된다.
심리학이 여기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고통의 기억을 없애주거나 끔찍한 부정적 감정을 해소해 주는 것이 아니다. 바로 상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주는 것에 있다. 자기 인생의 불행과 고통을 가져다 준 상처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불행의 의미를 발견함으로써 가능하다. 한 번 고정된 관점은 변화되기 쉽지 않다. 그러기에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불행에 대한 의미를 전환시키는 것이 회복의 출발점이다. 불행에 대한 의미의 전환은 우리에게 상처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상처의 궁극적 도달 지점은 상처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성장하는 것에 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억지로 상처를 받았지만 그것에 대응하는 과정 속에서 뜻하지 않던 소중한 가치들을 얻을 수 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삶의 만족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물리적인 환경이 아니라 ‘삶에 대한 어떤 관점을 갖고 있는가’이다.
어떤 사건이나 문제 행동에 대하여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문제에 대한 견해, 관점 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견해도 변하게 된다.
의미의 전환을 통해 내면의 판단 기준과 사고의 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예전에, 부모에게 버림받고 고아원에서 자란 반항아(당시 17세)와 성경공부를 한 적이 있다. 그 때 그 친구의 마 음을 녹인 말씀이 있었다.
신 31:6 /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하고
시 18:6 / 내가 환난 중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그가 그의 성전에서 내 소리를 들으심이여 그의 앞에서 나의 부르짖음이 그의 귀에 들렸도다
책을 읽다가 문득 그 친구의 모습이 떠올라, 다시금 그 말씀을 묵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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