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니라, 시 4:1-8, 시편 시리즈 설교(4)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니라

시 4:1-8

 

다윗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시를 썼을까요? 

지난 번 함께 묵상한 시편 3편과 오늘 4편 말씀의 공통적인 배경이 있다면, 어려움 중에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다는 것입니다.

 

❚ 시 4:1 /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내게 은혜를 베푸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물론 시편 3편과 4편은 차이가 있습니다. 고난을 바라보는 다윗의 태도입니다.

 

3편에서 다윗은 매우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의 약속의 구원을 바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압살롬의 반역과 그 뒤에 숨겨진 이유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압살롬의 반역은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고 우리아를 죽인 범죄 때문에 일어난 결과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겸손히 낮아진 자세로 담담하게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시편 4편은 다윗의 태도가 다릅니다. 4편은 까닭 없이 고난을 당하면서 쓴 시입니다. 그가 어떤 외부적인 어려움이 있었는지 알 수 없고 다만 마음속에서 갈등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까닭 없이 어려움을 당한 적이 있습니까? 나는 잘못한 것이 없는데 다른 사람이 나를 모함하거나 수군거릴 때 어떤 마음이 드십니까? 나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이 나에 대한 근거 없는 험담을 한다면 견디기 힘든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시편 4편은 마음속의 전쟁을 겪고 있는 다윗이 기록한 시입니다.

 

1절에서 다윗은 까닭 없이 고난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나의 의로우신 하나님이여)"라는 말로 기도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불의를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로우신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윗은 과거에 내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이 행하신 은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여기서 '곤란'의 문자적은 뜻은 '좁음'입니다. 다윗이 자신을 겨누는 칼날을 피하기 위해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동굴 속이나, 전혀 알려지지 않은 사람의 집에 숨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견디기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즉 과거에 그에게 은혜를 베푸셨던 하나님을 기억하며 지금도 동일한 은혜를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너그럽게 하다'의 문자적인 뜻은 '넓다'입니다. 즉 다윗이 지금 거처하는 공간은 물리적으로 굉장히 좁은 곳입니다. 그럼에도 그곳이 좁지 않고 넓다고 합니다. 이것은 다윗이 자신의 상황이나 환경을 있는 그대고 수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큰 집에 살다가, 사업이 갑자기 기울어서 아주 작은 원룸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물리적으로 집의 크기가 크게 줄었습니다. 이전의 삶과 비교하면 불편한 점이 많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세상에는 잠잘 곳이 없는 사람도 많은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등을 붙일 곳을 주셨다"고 진심으로 수용하고 감사하면, 집이 작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충분히 살 수 있는 공간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물론 그 상황을 수용하지 못하면, 불평과 원망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될 것입니다.

시편을 보면 "나를 광활한 곳에 두셨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물론 이 말은 문자적으로 '큰 공간을 만들어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는 좁은 곳에 갇혀서 꼼짝 못하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움직일 수 있게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곤란 중에 너그럽게 하셨다'고 고백합니다.

 

물론 다윗이 "내 의의 하나님이여"라고 고백했다고 해서, 자신의 의로움을 하나님께 내세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윗은 "내게 은혜를 베푸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 라며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마음에서 나오는 기도는 나의 필요만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을 기억하고 하나님께 다시 자비를 구하는 것입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의 인생을 의탁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 시 4:2 / 인생들아 어느 때까지 나의 영광을 바꾸어 욕되게 하며 헛된 일을 좋아하고 거짓을 구하려는가 (셀라)

 

여기서 "인생들"은 어느 정도 지위가 있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입니다. 다윗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염두에 두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즉 이 시편이 압살롬에게 쫓길 때에 쓴 것이라면, 압살롬의 쿠데타는 '하나님의 영광을 욕이 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헛된 일'이고, '거짓' 입니다. 즉 그 일은 이루어질 수 없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비단 압살롬의 행위가 아니더라도, 하나님 없이 사는 인생은 그 모든 일이 하나님의 영광을 욕이 되게 하는 것이며, 헛된 일이고, 거짓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는 오랫동안 주님 없는 삶, 주님이 없어도 나 혼자서도 충분히 잘 살아갈 수 있다고 자신하다가, 어느 순간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서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되었을 때에 마음 깊숙한 곳에서 고백을 하게 된 것입니다. 주님 없는 지난 삶이 얼마나 하나님의 영광을 욕되게 한 것이었는지, 그 삶이 얼마나 텅 빈 것이었는지, 뭔가 열심히, 제대로 살아보겠다고 했었는데, 지금 와 돌아보니 그 삶이 전부 거짓된 것이었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다윗은 하나님 없는 삶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을 증거하고 있는 것입니다.

 

❚ 시 4:3-4 / 여호와께서 자기를 위하여 경건한 자를 택하신 줄 너희가 알지어다 내가 그를 부를 때에 여호와께서 들으시리로다. 너희는 떨며 범죄하지 말지어다 자리에 누워 심중에 말하고 잠잠할지어다 (셀라)

 

하나님께서 택하시는 사람은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아니고, 외적인 조건을 잘 갖춘 사람이 아닙니다. '경건한(신실한) 사람'을 택하셨다고 하십니다.

다윗은 간절히 기도하면서 하나님께서 들으시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즉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경건한 자가 기도할 때 여호와께서 들으신다 확신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택한 백성에게 은혜를 베푸시기를 멈추지 않으심을 확신한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가 처한 환경, 자신의 생각에 주목한다면 억울함, 분노, 하나님께 대한 원망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을 주목하면 확신 가운데 평안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심이 바른 경건한 사람은 죄를 멀리하려고 하며, 잠자리에 누워서도 자기를 돌아볼 줄 압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더욱 경건해지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경건한 삶인가를 증거합니다.

 

❚ 시 4:5 / 의의 제사를 드리고 여호와를 의지할지어다

 

성경이 말하는 '의'는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그래서 '의의 제사를 드리라'는 말은, 하나님을 외면한 삶을 청산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여호와를 의지하라'는 말도 동일하게, 하나님 없이 혼자 살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하나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으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민수기의 말씀을 보면 12명이 가나안 땅을 정탐하고 나서 열 명이 백성들에게 보고합니다. 열 명의 정탐꾼들은 그들이 처한 환경에 생각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 민 13:32-33 / ...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이에 비하여 여호수아와 갈렙은 그들과 달랐습니다.

 

❚ 민 13:6-8 / ...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

여호와께서 ... 그 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여호수아와 갈렙은 상황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얼굴을 바라본 것입니다.

❚ 시 4:6 / 여러 사람의 말이 우리에게 선을 보일 자 누구뇨 하오니 여호와여 주의 얼굴을 들어 우리에게 비추소서

 

누군가가 우리에게 좋은 것, 행복, 평안이 어디 있느냐고 묻습니다.

이때 다윗은 "여호와여 주의 얼굴을 들어 우리에게 비추소서"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민수기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 민 6:24-26 /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 할지니라 하라

 

다윗은, "좋은 것을 보일 자 누구냐"는 세상의 물음에, 하나님께서 선을 보여줄 수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의지하며 나아가는 다윗은 기쁨과 평안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다윗은 이렇게 노래를 마무리 합니다.

 

❚ 시 4:7 /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다윗은 지금 기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아들 압살롬에게 쫓겨 다니는 상황이라면, 분노와 절망을 넘어, 자식이 자신에게 칼을 겨누었다는 생각에 서글픔이 극에 달할 때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자신이 누리는 기쁨이 곡식과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 크다고 합니다. 이처럼 다윗이 기뻐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한 가지 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마음에 넣어 두신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 시 4:8 /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이시니이다

 

우리는 우리가 당한 모든 어려움 중에 슬퍼하고 번민할 수 있지만 편안히 눕고 잘 수 있습니다. 이는 하나님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이십니다" 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도 주의 얼굴을 구하는 가운데 참된 평안과 기쁨을 누리는 주님의 자녀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