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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억울함 가운데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

by tat tvam asi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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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는 억울한 일들이 찾아옵니다. 이유 없는 미움, 오해, 거짓된 모함, 가까운 이들의 배신...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오늘 시편 35편을 통해 다윗의 모습을 살펴보며, 억울함 가운데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의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1. 억울함과 정의에 대한 절규

다윗은 이스라엘의 두 번째 왕이자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으로 불렸지만, 그의 인생은 결코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시편 35편은 다윗이 억울한 모함과 배신, 그리고 이유 없는 미움 속에서 하나님께 정의를 구하는 절규의 기도입니다.

 

다윗의 절박함을 들어봅시다.

 

"여호와여 나와 다투는 자와 다투시고 나와 싸우는 자와 싸우소서. 방패와 손 방패를 잡으시고 일어나 나를 도우소서. 창을 빼사 나를 쫓는 자의 길을 막으시고 또 내 영혼에게 나는 네 구원이라 이르소서" (시 35:1-3)

 

다윗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그는 구체적인 불평이나 탄식 없이 바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도움을 요청합니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 다윗은 하나님만이 자신의 구원이 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특별히 억울했던 이유는 자신이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증언과 음모에 시달렸기 때문입니다.

 

"부당하게 나의 원수된 자가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시며 까닭 없이 나를 미워하는 자들이 서로 눈짓하지 못하게 하소서" (시 35:19)

그의 원수들은 이유 없이 그를 미워했으며, 그의 생명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내가 넘어지매 그들이 기뻐하여 서로 모임이여 불량배가 내가 알지 못하는 중에 모여서 나를 치며 찢기를 마지아니하도다. 그들은 연회에서 망령되이 조롱하는 자 같이 나를 향하여 그들의 이를 갈도다. 주여 어느 때까지 관망하시려 하나이까 내 영혼을 저 멸망자에게서 구원하시며 내 유일한 것을 사자들에게서 건지소서" (시 35:15-17)

 

절망 가운데 다윗은 대적자들을 망하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내 생명을 찾는 자들이 부끄러워 수치를 당하게 하시며 나를 상해하려 하는 자들이 물러가 낭패를 당하게 하소서. 그들을 바람 앞에 겨와 같게 하시고 여호와의 천사가 그들을 몰아내게 하소서. 그들의 길을 어둡고 미끄럽게 하시며 여호와의 천사가 그들을 뒤쫓게 하소서" (시 35:4-6)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힘 없는 이들이 권력과 제도의 벽에 막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때로는 침묵 속에 눈물 흘릴 때가 있습니다. 시편 35편은 그런 모든 억울한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그들의 편에 서 계시며, 정의를 위해 싸우시는 분임을 선포합니다.

 

2. 다윗의 선택: 복수 대신 하나님께 맡김

놀라운 것은 다윗이 사울과 그 신하들, 그리고 가까웠던 이들의 배신과 모함 속에서, 복수 대신 하나님께 정의를 맡기고, 인내와 신뢰로 나아갔다는 점입니다. 이는 다윗이 하나님이 약자의 편에 서신다는 것을 굳게 믿었기 때문입니다.

 

"내 모든 뼈가 이르기를 여호와와 같은 이가 누구냐 그는 가난한 자를 그보다 강한 자에게서 건지시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노략하는 자에게서 건지시는 이라 하리로다" (시 35:10)

 

하나님은 언제나 약자, 소외된 자, 억울한 자의 편에 서 계십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이 말하는 사회 정의의 핵심입니다. 성경의 하나님은 강자의 논리가 아니라, 약자의 눈물과 신음에 귀 기울이시고, 그들을 위해 싸우십니다.

 

다윗은 충분히 힘으로 맞서거나, 자신의 억울함을 직접 해결할 수도 있었습니다. 엔게디 동굴에서 사울이 들어왔을 때, 다윗은 사울을 죽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었으나, "내가 손을 들어 여호와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치지 않겠다"고 하며 사울을 해치지 않았습니다(삼상 24:4-7). 또한 나발 사건에서도, 다윗이 분노하여 나발에게 복수하려 했을 때, 아비가일이 지혜롭게 중재하자 다윗은 복수를 멈추고, 하나님께 심판을 맡깁니다.

 

다윗은 복수의 칼을 자신이 직접 들지 않습니다. 이는 정의 실현의 궁극적 주체가 하나님임을 고백하는 동시에, 인간이 자기 손으로 폭력을 정당화하지 않도록 경계하는 신앙적 태도입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주여 떨치고 깨셔서 나를 공판하시며 나의 송사를 다스리소서.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주의 공의대로 나를 판단하사 그들이 나로 말미암아 기뻐하지 못하게 하소서" (시 35:23-24)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신앙적 태도를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억울함을 당할 때, 분노와 보복에 휩쓸리기 쉽지만, 다윗은 하나님께 맡기고 기다립니다. 이 기다림은 소극적 체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반드시 실현될 것을 믿는 적극적 신뢰입니다.

 

3. 선으로 악을 이기는 삶

다윗은 원수들에게도 선을 베풀었습니다.

 

"내가 나의 친구와 형제에게 행함 같이 그들에게 행하였으며 내가 몸을 굽히고 슬퍼하기를 어머니를 곡함 같이 하였도다" (시 35:14)

 

하지만 그들은 다윗의 선을 악으로 갚고, 오히려 그를 조롱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끝까지 선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연결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5:44)

 

사회 정의는 단순히 악인을 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용기와 사랑을 요구합니다. 억울함 속에서도 선을 행하는 삶, 이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의인의 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맡기십시오"라는 말이 쉽지, 실제로 억울함과 고통, 배신과 불의의 한가운데서 모든 것을 하나님께 온전히 맡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1) 어려운 '맡김'

 

다윗도 처음부터 모든 억울함을 하나님께 맡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역시 인간적인 분노와 복수심, 좌절과 낙심을 경험했습니다. 특히 사울에게 쫓기며 죽음의 위협을 당할 때, 동굴 속에 숨어 있을 때, 가까운 친구와 동료에게 배신당했을 때, 다윗의 마음에도 수많은 갈등과 유혹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 나를 오해하고, 이유 없이 미워하거나, 거짓으로 나를 모함할 때, 내가 선을 베풀었는데 오히려 악으로 갚을 때, 가까운 이에게 배신당할 때, 우리의 본능은 복수하고 싶고, 직접 해결하고 싶고, 억울함을 소리치고 싶어집니다.

 

2) 체험과 경험을 통한 신앙의 성숙

 

다윗은 수많은 고난과 시련, 실패와 눈물의 시간을 지나면서, 점점 하나님께 맡기는 법을 배워갔습니다. 처음에는 분노와 복수심에 휩쓸릴 뻔했지만, 그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하며, "여호와여, 나의 송사를 다스리시고, 나의 억울함을 풀어주소서"라고 고백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윗은 하나님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인도하시는지, 어떻게 억울함을 풀어주시고, 정의를 이루시는지를 직접 체험하게 됩니다. 엔게디 동굴에서 사울을 죽일 수 있었지만, 참았을 때 하나님이 사울의 마음을 돌이키시고, 아비가일 사건에서 분노를 내려놓았을 때 하나님이 나발을 심판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체험과 경험이 쌓이면서, 다윗의 신앙은 점점 더 깊어지고,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이 말이 아니라 삶이 되었습니다.

 

3) 우리 삶에서의 적용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도 다윗처럼, 억울함과 고통의 순간마다 하나님께 맡기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작은 일부터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로 나아가며,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경험해 보십시오.

 

때로는 오해받고,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 잠시 멈추어 하나님께 기도해 보십시오. 내 힘으로 해결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 이 상황을 주님께 맡깁니다. 주님의 뜻대로 인도해 주소서"라고 고백해 보십시오.

 

그 과정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내 마음을 다스리시고, 상황을 변화시키시는지, 혹은 내 내면을 성장시키시는지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하나님께 맡긴다는 것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삶의 실제가 되고, 신앙의 뿌리가 깊어집니다.

 

4) 맡김의 열매: 평안과 자유

 

하나님께 맡기는 삶의 가장 큰 열매는 내 마음에 찾아오는 평안과 자유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 않고, 하나님이 내 삶의 주인 되심을 인정할 때, 비로소 억울함과 분노, 두려움에서 벗어나 진정한 평안을 누릴 수 있습니다.

 

4. 공동체적 정의와 회복

시편 35편은 개인의 억울함을 넘어서, 공동체의 정의와 회복을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실현될 때,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온 공동체가 함께 기뻐하고 찬양하게 됩니다.

 

"나의 의를 즐거워하는 자들이 기꺼이 노래 부르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그의 종의 평안함을 기뻐하시는 여호와는 위대하시다 하는 말을 그들이 항상 말하게 하소서. 나의 혀가 주의 의를 말하며 종일토록 주를 찬송하리이다" (시 35:27-28)

 

다윗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을 신뢰하며, 결국 하나님의 정의가 드러날 것을 확신합니다. 우리도 억울함과 불의 앞에서 낙심하지 않고, 기도로 하나님께 맡기며,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찬양하는 믿음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 맡기는 신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다윗처럼 수많은 경험과 체험, 눈물과 기도를 통해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자라갑니다.

 

오늘도 억울함과 고통, 배신과 불의 앞에서 내 힘으로 해결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의 한 걸음을 내딛으시길 축복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여러분의 삶을 인도하시고, 정의와 평안을 이루시는지 깊이 체험하는 복된 인생이 되시길 소망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우리의 억울함과 아픔을 주님께 맡깁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주님의 정의와 평안을 경험하게 하시고, 맡기는 신앙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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