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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성령 ‧ 교회 ‧ 하나님 나라'

by tat tvam asi 2024.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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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M.Div. 1학기 과정을 밟으며, 조직신학을 공부할 때 작성해 보았던 글이다. 

 

성령

 

모든 참된 영성의 근원적 힘인 선행하는 하나님은혜는, 성령의 독특한 사역이다. 성령은 계시의 영감으로 성경을 성립시켰고,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성경의 심오한 진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은혜로 고의적인 죄를 짓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을 받을 수 있기에, 그리스도인의 완전의 교리가 성립 가능하다. '완전화된 완전'이 아니라, '완전해 가는 완전'인 것이다.

 

성령은 당신의 임재로 우리 죄로 병든 본성을 치유하시는 의사이다. 웨슬리는 치유자로서의 성령의 역할을 성령의 영감

(inspiration)'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영감을 주시는 성령의 성화 사역은 거룩한 성품 형성의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그리스도인을 하나님의 생명과 능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된다.

 

성령에 대한 웨슬리의 표현은, "나는 무한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의 성령을 믿는다. 그는 아버지와 아들과 동등하시며, 그 자신 완전히 거룩하실 뿐 아니라, 우리 속의 모든 거룩함의 근원도 되시되, 우리의 지성을 밝히시고, 우리의 의지와 정감을 바로 잡으시며, 우리의 성품을 새롭게 하사 그리스도와 연합하게 하시며,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된 것을 확증하시며, 우리의 행동을 지도하시며, 우리의 영혼과 육체를 정화하고 성화하사 하나님을 영원토록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하시는 분이심을 믿는다."

 

에큐메니칼 운동이 이룩한 삼위일체론적 성령 이해는 성령을 하나님 아버지로부터 '나오시는'(발현하는) 영으로 보는 동방교회와, 성부와 '그리고 성자로부터'(filioque) 나오시는 영으로 보는 서방교회의 갈등을 넘어서, 성령을 아들을 가지신 아버지로부터 나오시는 영으로 보는 것이다.

 

20세기를 되돌아보는 교회 역사가는, 에큐메니칼 운동, 성령의 은사 운동과 오순절 운동 그리고 복음주의 교회의 대대적인 부흥 운동, 과거 서구와 일본의 제국주의 세력에 의해 억압 받는 민중의 해방을 위해 실천하는 운동과 신학이 등장한 것, 세 가지를 성령의 바람이 일으킨 이적이라고 지적할 것이다.

 

성령의 증거는 성령이 각자의 심령에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 줄 때 우리가 그것에 응답함으로써 그리스도의 형상으로까지 성장하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성령의 은사(카리스마)는 믿는 자의 인격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카리스). 성령의 은사를 가진 자는 특정한 사역을 위해 쓰임 받게 되고, 이로 인해 교회의 예배와 교제와 증거가 강화되어진다. 은사의 올바른 계발과 사용을 위한 감리교회의 지침은, 은사는 모든 시대에 교회가 적절하게 기능하기 위해, 교회에 덕을 세우고 일치하고 건전하기 위해 주어진다. 모든 신자는 적어도 하나의 영적 은사를 가진다. 대부분의 영적은사는 위조될 수 있으므로 성령의 은사는 성령의 열매(사랑, 희락, 화평, 인내,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등 인격적인 성품, 즉 거룩한 기질과 성향)가 뒤따라야 하고 그것에 의해 검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웨슬리의 성화 영성의 원리는, 인격의 완성으로서의 성화영성, 마음의 순결과 함께 거기에서 비롯되는 의의 열매, 선한 열매를 맺는 거룩한 삶, 고난과 자기 비움의 삶에서 구현되는 그리스도인의 완전에 있다. 웨슬리는 열광적인 경향을 경계하면서 오직 사랑만이 최고의 은사라고 말했다.

 

교회

 

교회란 무엇인가? 공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신 모든 사람들로서, 한 몸이 되고, 한 영으로 연합하며, 한 믿음 한 세례 한 소망 만유의 아버지 곧 만유 위에 계시고 만유를 통일하시고 만유 가운데 계신 한 하나님을 가진다.

 

교회(에클레시아)는 하나님께서 세상으로부터 '불러내신'(칼레오) 하나님의 백성이다. 교회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불러내신 것이다.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고, 너희는 내 백성이 되리라." 교회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은 하나님께서 교회를 세우셨다는 것이다. 교회는 인간에 의해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의해 시작한 것이다.

 

웨슬리는 '보이는 교회''보이지 않는 교회'(the invisible church)를 구분한다. 보이는 교회라 함은 하나님이 제정하신 제도화된 교회를 가리킨다. 보이지 않는 교회란 보이는 교회의 영적 본질로서, 거룩함이라고 생각했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적 능력이 교회를 구성하며, 교회의 지속력인 활력을 제공한다. 웨슬리의 교회 이해는 국가교회주의나 소종파주의의 어느 극단에 치우치지 않으며, 중도적(via media)이다.

 

'교회 안의 작은 교회들'(ecclesiolae in ecclesia)은 감리교회의 교회론의 특징이다. 1742년경부터 신도회를 세분화한 속회와 밴드가 활용되게 되었다. 속화와 밴드는 공동체적인 정감과 가족 같은 분위기를 제공했다. 속회는 신도회를 지역에 따라 12명을 단위로 나눈 그룹이다. 11명의 회원과 1명의 속장으로 구성되는 속회는, 일주일에 한 번 모여, 속회원의 영혼의 형편을 살피고, 서로 위로하고 지원하고 구제하고 기도하며 더 나아가 책임 있는 제자됨을 위한 훈련도 마련해 주는 교회 성장의 생장점이었다.

 

교회의 5대 기능은, 선포(kerygma), 예배(liturgia), 교제(koinonia), 교육(didache), 봉사(diakonia)이다.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의 첫 번째 기능은 예배와 성례전의 거행이다. 공동예배에 있어서, 말씀 선포 찬양 기도는 필수적이다. 또한 성례전은 말씀의 구현으로서 세례는 교회의 시작이며, 성찬은 교회의 지속이다. 감리교는 가톨릭의 화체설을 반대하고, 예배시의 성찬은 바로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단 한번 제물이 되심을 극적으로 표상하며, 이를 통해 구원의 능력을 전달해 준다. 웨슬리에 의하면, 우리의 생각이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성령께서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모셔오는 것이다.

 

공교회의 교제는 모든 시대, 모든 나라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것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의 교제에 근거하며, 지금 이 땅 위에 있는 그리스도인들과의 교제만이 아니라 믿음 안에서 죽은 성도들과 구원 사역자들을 돕는 천사들과의 교제를 포함한다.

감리교회의 교육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을 위한 양성이 되기 위해 교회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전 회중의 삶을 통한 양육이어야 한다.

 

또한 웨슬리의 복음적 선교사역의 세 단계는, 첫째 '흑암과 죽음의 그늘에 누워 있는 자들'에 대한 전도의 사역, 둘째 '죄의 잠에서 깨어나 하나님의 진노를 느끼고 괴로워하는 자들'에 대한 위로의 사역, 셋째 '이미 믿은 사람들'이 사랑과 선행을 끈기 있게 행하도록 하는 양육의 사역이다. 복음 선교의 최종 목표는 위대한 구원을 온 땅에 전파하여,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사회적 성화와 온 우주를 갱신하는 새로운 창조를 포괄한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의 말씀대로,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화목하고 상생하게 되면 새 창조가 시작되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린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회개와 신앙(오직 믿음으로만 이루는 칭의)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 남은 것은 성결을 이루는 일이다. 개신교든 가톨릭이든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 만이 성경적 성결의 핵심과 일치하게 해 준다. 웨슬리가 말하는 사랑은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이다.

 

하나님 나라

 

웨슬리는 하나님 나라를 '영광의 나라''은혜의 나라'로 구분한다. 주기도문 중에 "나라이 임하옵시며"는 믿는 자가 하나님 나라로 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영혼 속에서 하나님의 다스리심의 첫 열매이다. 하나님께서 강력한 능력으로 역사하시사 당신의 보좌를 우리의 마음에 세우시자마자, 우리의 마음은 의와 평화와 성령 안에서의 기쁨으로 가득 찬다. 이는 '하늘나라'라고 불린다.“

웨슬리의 하나님 나라 비전은 죽은 다음에 가는 내세로서가 아니라, 지금 현재 진행 중인 하나님의 위대한 구원의 역사에 동참하는 것을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하나님 나라의 도래에 대하여 웨슬리는 후천년설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후천년설에 의하면, 예수님의 재림은 천년 왕국이 실현된 후에 이루어진다. 천년 왕국은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하나님 나라의 역사가 복음 전파를 통해 보편적으로 확산됨으로써, 점차 폭력과 전쟁이 사라지고 정의와 평화가 이루어지는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다. 문자적으로 천년간의 왕국은 아니며, 상징적인 평화의 시대가 지나면, 예수님의 재림이 이루어지고 죽은 자들이 부활하며, 최후의 심판이 있게 된다. 그 이후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가 도래한다.

 

우리 한국 감리교회는 "하나님의 뜻이 실현된 인류사회가 천국임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 우리 몸의 부활과 영생, 그리고 의의 최후 승리와 영원한 하나님 나라를 믿는다."

 

웨슬리는 연옥의 존재를 부정할 뿐 아니라, 천국과 지옥 사이의 중간 지대로서의 림보(Limbo)도 부인한다. 웨슬리는 예수님을 믿지 않고 죽은 이교도의 문제에 대하여, 비록 그리스도를 알지 못했던 사람들도 하나님의 선행적 은혜는 보편적이므로 그 은혜에 응답하기만 하면 어느 정도의 성결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이교도의 성결은 그리스도를 통한 최종적인 구원에는 미흡하다. 그리고 하나님의 보편적인 선행적 은혜는 그리스도의 속죄의 공로에 근거해 있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17:3)

 

복음적 구원 신앙의 특권은 그리스도의 공로로 하나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들이 성령의 도우심으로 오늘 여기서 영생을 맛보고, 영원에 잇대어진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말년의 웨슬리가 부자와 나사로의 비유를 통해, 첫째 죄와 허물로 죽었던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뿐이시라는 것과 둘째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과 같은 기사와 이적보다는 성경이 증거하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 구원에 이르게 하는 최상의 수단임을 말하고 있다. 성경 말씀은 우리 발의 등이요 우리의 모든 길에 빛이 될 것이므로 우리의 모든 마음과 생활이 말씀에 일치하게 하는 데 관심을 둘며 살 때, 우리의 여정 끝에서 우리도 천사에 이끌려 아브라함의 품에 안길 것이라고 하였다.

 

느낌

 

15년 전쯤, 목회상담학을 공부하던 때, 시카고대학에서 심리상담학을 공부한 교수님이 "영성의 극치가 ''이라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그러다가 dance therapy 과정을 밟는 중에, '할렐루야'에 맞추어 춤을 추는 동안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만끽한 경험이 있다.

 

그런데 박종천교수의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세계감리교대회 주제연설 가운에, "성령 안에서 성령을 위해 춤을 추자"는 대목과 '예수께서 예언하셨듯이, 종말에 이르면 하나님의 가족이 천지사방에서 모여들 것이다. 하나님 백성의 이 거대한 귀향은 이 땅에 천국을 실현해가는 우주적인 춤의 축제이다. 하나님의 영이 큰소리로 외친다. "거룩하고 행복하여라. 이 세상에서 행복하여라, 그리고 천국에서도 행복하여라"'라는 존 웨슬리의 인용구를 읽으며,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의 거대한 우주적 무도회장에 초대된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나도, 성령님의 임재 아래 ''이 열려지면, 성도님들을 이렇게 초대할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케 하시는 하나님! 성령을 구하며 성령 안에서 춤을 춥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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