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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더하기 빼기, 마가복음 3장 1-6절, 은혜로운 전도사님의 수요 예배 설교

by tat tvam asi 2024.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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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하기 빼기

마가복음 3 1-6

막 3:1 / 예수께서 다시 회당에 들어가시니 한쪽 손 마른 사람이 거기 있는지라

막 3:2 / 사람들이 예수를 고발하려 하여 안식일에 그 사람을 고치시는가 주시하고 있거늘

막 3:3 / 예수께서 손 마른 사람에게 이르시되 한 가운데에 일어서라 하시고

막 3:4 / 그들에게 이르시되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어느 것이 옳으냐 하시니 그들이 잠잠하거늘

막 3:5 / 그들의 마음이 완악함을 탄식하사 노하심으로 그들을 둘러 보시고 그 사람에게 이르시되 네 손을 내밀라 하시니 내밀매 그 손이 회복되었더라 

막 3:6 / 바리새인들이 나가서 곧 헤롯당과 함께 어떻게 하여 예수를 죽일까 의논하니라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이 담긴 사복음서를 읽다보면 바리새인들과 대립하시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안식일에 관한 논쟁이 여러 번 등장합니다. 바리새인들이 안식일에 병든 사람을 고치시는 예수님을 향해 적대감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사복음서는 모두 안식일에 행해진 예수님의 치유사역을 기록하는데, 손 마른 사람, 열여덟 해 동안 몸이 구부러져서 조금도 펴지 못하는 한 여자, 수종병 든 이, 베데스다의 서른여덟 해 된 병자 등 많은 이들이 안식일에 예수님을 통해 자신의 오랜 질병이 낫게 되는 기적을 경험합니다.

 

오랫동안 병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이 그 질병에서 자유함을 얻게 된 것은 너무나도 기쁜 기적인데 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죽일 계획을 짤 정도로 분노했을까요? 그들의 분노는 예수님께서 안식일의 거룩성을 해친다는 두려움에서 기인되었습니다. 

 

십계명에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라는 4번째 계명이 있죠. 유대교는 하나님의 계명이자 구약성서에 기록된 안식일의 거룩성을 보호하기 위해 힘썼습니다. 그래서 거룩한 안식일을 지키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가능성들을 방지하기 위해 아주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규칙들을 제시합니다. 곧 안식일에 하면 안 되는 39개의 금지사항입니다. 

 

안식일에는 인간의 모든 생산활동, 창작활동을 금하는 안식일법을 따라 자연스럽게 죄인 된 사람들이 존재하지요. 바로 일을 하느라 어쩔 수 없이 안식일을 지킬 수 없는 하층 노동자 계층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안식일에도 양을 먹이기 위해 일할 수밖에 없던 목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들이 가장 먼저 성탄의 기쁜 소식에 참여하였음을 드러냅니다.  

 

안식일에 대한 엄격한 규정으로 인해 소외받는 사람들이 생기게 되었는데, 과연 이것이 안식일의 참 의미일까 의문이 들죠? 하나님께서 원하신 안식일은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식일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창세기에 등장합니다. 하나님께서는 6일 동안 만물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사 그 날에 복을 주고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그 칠일에 자신이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을 보시며 심히 기뻐하셨을 것입니다. 안식일은 하나님의 창조를 기념하는 날, 곧 인간에게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은혜에 기뻐하는 날입니다. 

 

안식일을 지키라는 최초의 계명은 출애굽기의 십계명에 등장합니다. 이 계명에서는 안식의 의미가 조금 더 확장되어 나타는데요, 자기 집안의 남종, 여종, 심지어 육축과 유하는 객이라도 쉬게 하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세계를 사랑하신 것과 같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어, 이 땅을 다스리라는 인간 역시도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을 사랑하는 것이 곧 안식일의 뜻입니다.

 

안식일은 창조주 하나님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를 사랑하는 날이라는 것을 예수님은 아셨습니다따라서 안식일에 대한 예수님의 윤리는 바리새인들의 것과는 달랐습니다안식일에 대한 규칙 위주의 사고방식에 반하여 예수님은 사람들의 필요를 우위에 두셨습니다그리고 안식일의 규범에 매여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비판하고 정죄하는 바리새인들을 향해 안식일의 참 목적을 다시금 일깨우십니다.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고자 노력하는 바리새인들의 태도는 사실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충실히 지킴으로써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이 로마의 통치 아래서 국가적인 대혼란을 겪을 때에 그들은 대중들에게 율법을 가르치는 선생이었고, 또 율법에 근거하여 스스로의 행실을 거룩히 함으로 하나님 앞에 구별된 삶을 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지게 되자 모든 것이 어긋납니다. 바로 목적입니다. 안식일의 의미, 안식일을 지키는 목적은 쏙 빠지고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자는 행위만 남게 되자 그들의 율법은 남을 공격하는 수단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결국 바리새인들은 그 거룩한 안식일에 예수님을 죽일까 의논함으로써 율법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마침내 거룩함을 외치던 자기들의 정당성마저도 저버리게 됩니다.

 

목적이 배제된 행위에는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원 뜻이 배제된 율법행위에는 거룩함이 없습니다. 율법을 타인을 재단하는 수단으로 삼은 바리새인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똑같이 성서의 말씀으로 그들에게 이야기하십니다. 안식일에 밀밭을 지나다 밀이삭을 잘라먹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죄인이다 말하는 바리새인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다윗의 사례를 인용하사 제자들을 변호하시고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라”(마가복음 2 27, 28절)  

 

분명 같은 구약 성서인데 바리새인들의 입에서 나왔을 때에는 숨이 막혔던 그 이야기들이 예수님의 입에서는 사람들을 숨 쉬게 합니다. 안식일에 바리새인들의 눈이 막 번뜩입니다. “누가 죄인이지?, “누가 안식일 규례를 지키지 않았지?” 그들이 정한 거룩에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벌주기 위해 그 눈이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눈에는 아픈 병자들이 보였고, 배가 고픈 제자들이 먼저 보였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신가요? 안식일의 주인이십니다. 하나님의 언약, 출애굽의 구원을 완성시킨 안식일의 주인이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로 모든 인간은 구원 받았고, 주님의 날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베푸신 은혜와 자비의 선물임이 극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안식일의 거룩함을 파괴한다고 바리새인들에게 의해 비난받으셨던 예수님이야 말로 안식일을 완전하게 하신 주인이셨습니다. 하나님과 같이 세상을 창조하시며 하나님과 동일한 사랑의 마음을 그 피조세계에 품으셨던 예수님은 진정한 안식일의 의미를 알고 계셨던 것입니다.

 

혹시 열역학 제2법칙을 알고 계시나요?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인데, 이 엔트로피의 증가란 무질서도의 증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쇠퇴하고 더러워지고 망가집니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원래의 것에서 벗어나 더 약해지고 악해집니다. 가만히 놔두면 금방 난장판이 되어 버려서 꼭 청소가 필요한 우리들의 집과도 같이 우리도 세상의 흐름에 우리를 맡기지 않고 원래의 것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청소를 해주어야 합니다. 그 청소는 바로 목적을 다시 상기하는 것입니다. 청소를 할 때 무엇이 중요한가요? 어떤 물건이 우리 집에 필요한지 또는 필요하지 않는지 아는 것입니다. 내가 원하는 집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청사진으로 그린 후, 그 필요에 따라 중요한 물건들은 더하고, 필요하지 않는 것은 집 안에서 빼버리는 것이 청소입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이와 같은 청소, 곧 더하기 빼기가 필요합니다. 목적을 분명하게 상기한 다음, 불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빼고, 필요한 것은 충만하게 더해야 합니다.

 

안식일이라는 선물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간의 무지로 그 의미가 퇴색되었던 것을 우리는 확인했습니다그래서 예수님은 다시 열심히 청소하십니다성전을 청소하신 것처럼 안식일의 원 목적을 되찾기 위해 더할 것을 더하시고 뺄 것을 빼십니다무엇을 더했나요인간을 향한 사랑을병자에게 자비를세상에 구원을 더하셨습니다무엇을 빼셨나요정형화 되어 사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변질된 율법을자기가 잘났다고 하는 사람들의 교만을율법을 지킨 사람지키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는 분열을 빼셨습니다.

하나님은 안식일에 일을 하느냐 안 하느냐로 사람을 구분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당신의 창조물을 보고 심히 기뻐하심으로 안식일을 구별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성도로 인해 기뻐하고 성도는 하나님으로 인해 기뻐하는 날이 주일입니다.

 

주일을 맞아하는 우리는, 안식일의 참된 정신을 기리며 창조주 하나님께서 쉬셨듯이 우리도 쉼과 회복을 누리고, 예배와 말씀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깊게 가지는 기쁨의 자리에 서는 거예요. 그리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사랑과 섬김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되는 거예요.

 

안식일을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는 날로 여기시며 약자를 돌보신 예수님의 모습 따라, 이웃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거예요.

 

하나님! 안식일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정의로운 삶을 실천하는 날인 것을 알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일을 지키며 예배자로 서는 우리 모두, 안식일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고, 주님이 기뻐하시는 주일을 만들어나가도록 인도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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