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출타로, 딸과 둘만 저녁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우리 가족은 모두, 감리교 신학대학 동문이다.
네 식구 모두 하나님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며,
성도님들 한 분 한 분을 가족처럼 사랑하고 존귀히 여기며 섬긴다.
앉으나 서나 교회와 성도들을 생각하는 우리 가족...
아들은 2년 전에 중남미 그레나다 선교사로 출타 중이지만, 여전히 화상 통화 속에서도 교회와 성도들 안부를 묻는다.
주일을 아름답게 불태우고 나서 맞이하는 월요일...
보통은, 아빠와 셋이서 평일동안 나가지 못하고 교회 안에 머무르며 일한 시간에 보상하는 일정을 갖지만...
오늘은 여전히 집안에서 성도님들께 안부 전화를 드리고, 편찮으신 분들께 기도해 드리고,
마음 힘든 분들께 상담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빠가 아니 계시니, 새로운 반찬을 하는 것도 패스~~~
그냥 있는 반찬으로 딸과 마주 앉았다. 조금은 미안한 마음으로...
"딸아~ 토요일 만들어 놓은 두부조림, 너는 아동부 교사들과 행사진행하느라, 못 먹어봤지? 지금 먹어봐~
미역국도 안 먹어봤으니,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려서 고소하게 먹자~"
딸이 답한다. "엄마! 나는 단 것도 먹고 싶어~
지난 번 뉴코아에서 사온 떠먹는 케익들을 종류별로 한 숟갈씩 먹을래! 커피랑~~~"
아빠가 출타하면서, 내일 새벽 기도회 설교를 딸에게 맡겼다.
낮에도 바쁘게 지냈으니,
오늘 저녁을 먹은 후에는 설교 준비로 분주할 터이다!
그래서 밥과 케익을, 식탁 위에 함께 공존하게 했나 보다.😁😉👍
딸이 이런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 세상의 모든 경영 책임자를 존중해. 교회 경영이든, 기업 경영이든, 가정 경영이든 모두 다!
책임을 맡은 사람들은 오늘날 세상을 변화시키고 나아가게 만드는 역할을 소명으로 받았잖아.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아.
우리 교회만 보더라도, 생존과 성공을 향한 여정은 속으로 눈물을 삼켜야 할 때가 많았으니까.
아빠&엄마 또한 교회 책임자로서의 길을 걸어오면서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었네..."
여기에 나의 답변은 이러했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얻은 믿음이 있어.
그것은 바로 우리들이 자신의 의식을 확장하고 성장시킬수록,
교회와 성도의 삶 더 나아가 사회의 미래가 더 밝아질 수 있다는 거야.
우리는 자신의 의식 수준을 넘어서는 삶을 살 수 없지.
그러기에 의식을 확장하고 일상에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게 돼.
몇 달 전부터 우리 교회가 호흡을 가다듬고 내면으로 들어가 깊은 내면의 음성에 귀기울이고 마음을 들여다 보는 기도를 하기 시작했잖아.
사회에서는 명상이 대세라고 하는데,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해.
우리 기독교에서는 침묵기도라고 하는 것이 맞겠지!
침묵기도는 단순히 마음을 고요히 하는 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고요함의 토대 위에서 걸림 없는 역동적인 흐름을 만들어내는 데 있지.
나는 이것이 훌륭한 목회자나 리더가 걸어야 할 길이라고 생각해.
내 안에 함께하고 계시는 성령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말씀하시는 소리를 잘 듣는 것,
우선 나의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
내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잘 알아차리는 것,
깊이 집중하는 것은 모두, 침묵기도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혜택들인 것 같아.
침묵기도나 명상을 통해 리더는 내면을 잘 다스릴 수 있고,
이를 통해 외부적인 대처에도 더 편안하고 효과적으로 임할 수 있어.
많은 리더들, 많은 목회자들이 외부적인 일들을 처리하는 외면의 임무에 집중할 경우가 많지만,
긴장 · 분노 ·불안 · 두려움 등 내면의 상태를 다루는 내면의 다스림에는 익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엄마! 맞는 거 같애.
우리 한국 교회는 압축 성장을 하며 정신없이 앞만 보고 부흥을 위해 성장을 위해 달려왔다고 봐.
같은 교단이나 다른 교회의 부흥에 대한 압박이 그 어느 시대보다도 강하고,
성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의무감 역시 막중해서,
목회자들이 자신의 진정한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중년기를 맞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
한국 기독교 목회자들에게 더욱더 침묵기도나 명상이 필요한 이유가,
자신의 내면과 접속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지.
엄마 말처럼,
사회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면과 접속하고 자신의 내면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하잖아.
침묵기도나 명상을 하다보면,
내가 느꼈던 답답함 · 허탈함 · 불안함 · 우울감 · 두려움 따위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를 알 수 있게 되어,
점차 치유가 되는 것 같아.
그리고 그 결과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내면에 있던 찌꺼기를 다른 사람에게 더 이상 투사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야.
지금 이 시대, 지금 기독교에서, 성도들에게 필요한 목회자는,
교회 부흥이나 회복 같은 외부 세계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목자이자,
자신의 내면의 찌꺼기와 그늘을 다른 성도나 조직에 투사하지 않는 투명한 사람이어야 해.
이것이 우리에게 자신의 내면에서 성령이 말씀하시는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목회자가 필요한 중요한 이유야."
"목회자뿐이겠니...
우리 모두는 나 스스로의 리더가 아니겠어!
그리고 결혼을 한 사람들은 그 가정의 리더의 역할을 맡게 되니까.
평온과 깨우침을 위한 노력을 일상에서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봐.
우리의 생각은 쉽게 외부자극에 끌려 무의식이 만들어낸 감정에 휘둘려 날뛰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눈을 감고 생각과 주의를 한 데 모으고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그 고삐를 다시 늦출 수 있어."
"엄마!
작년 여름에 했던 '성인 여름성경학교' 시간에, 하원정전도사님이 체조나 간단히 몸풀기 운동했을 때,
성도님들 아주 좋아하신 거, 기억 나지!
우리, 주일 오후 예배 때나 수요 예배 마치고 중보기도할 때 그런 시간을 잠시 가지면 좋겠어."
"오후 예배 때 교회에서 시간을 내어 할 수 있고 에너지와 평안한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내면 운동 방법들을 찾아보자.
짧은 시간에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외부 세계와 몸의 감각에 대해 알아차림을 하는 방법이 효과적일 거야.
외부 세계로 향해 있던 거친 의식들이 이를 통해 잠시 내면으로 향하면서 섬세해지기 때문이야."
밥상을 앞에 놓고, 방법들을 찾아 보았다!
① 기지개 켜기
자리에서 일어나서 혹은 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펴고 기지개를 쭉 켠다.
기지개를 켜면서 몸의 관절 근육들이 시원하게 펴지는 감각을 집중해서 느껴본다.
② 예배나 기도를 시작하기 전에 자리에 앉아 심호흡을 한다.
자신의 몸이 하나님의 성전임을 알기에 자기 몸의 감각을 느끼고 잠시 이 예배나 기도를 통해 자기의 마음을 어떻게 통솔하고 어떤 기분으로 하나님과 하나 되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③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 미소 짓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항상 기뻐하라"의 말씀을 생각하며, 입꼬리를 올리면서 얼굴에 미소를 지을 때, 마음속으로도 미소 짓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웃는 미소 속에서 기분이 좋아진다. 삶속에서 기분 좋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것이 진동수를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④ 발바닥 느껴보기
이것은 예배를 드리고 나서 식당이나 화장실로 이동하는 도중에 할 수 있는 기도법이다.
약간 천천히 걸으면서 몸 전체의 감각을 느껴본다.
그리고 집중의 대상을 발바닥 쪽으로 옮겨서 발바닥에 전해지는 감각, 압력들을 느껴본다.
긴장이 되거나 생각이 많을수록 에너지가 위로 향하게 되는데, 이때 감각을 몸의 아래쪽에서 느껴보는 것이 좋다.
복부나 발바닥 등 몸의 아랫부분에 주위를 잠깐 두는 것이 이것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너무 생각이 많거나 긴장이 될 경우에는 이조차 잘 안 될 경우가 있다.
그럴 때에는, '그만큼 나의 주의 에너지가 상체로 향하고 있구나, 생각이 많구나, 긴장하고 있구나'를 알아차린다.
그리고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3번의 심호흡으로 대체한다.
⑤ 5분 눈 감고 쉬기
이것은 집이나 회사나 학교에서, 즉 자신의 일상에서 잠시 시간이 날 때 할 수 있는 마음 훈련이다.
시간이 나면 5분 동안 눈을 감는다. 그러고는 잠시 그냥 있는다. 그냥 눈을 감고 편안하게 있어도 괜찮다.
허리를 바로 세우고 눈을 감고 잠시 앉아 있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바쁜 일상에서 이렇게 잠시 쉼표를 찍으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고, 이완이 된다.
5분의 시간조차 없다면 3번의 호흡이라도 좋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혹은 신호등 앞에서 잠깐 틈이 날 때 심호흡을 3번 해보는 것이다.
심호흡을 하며, 숨이 내 몸에 들어오는 감각, 나가는 감각을 느껴본다.
심호흡을 하기 전과 3번의 심호흡이 끝난 후 내 몸과 마음의 감각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잠시 살펴본다.
"그래! 이런 방법들을 성도님들께 말씀드려보자꾸나~~~
이제 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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