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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반사

서울정형외과에 권사님을 모시고 다녀오다..., 백제갈비에서 갈비탕을 사드리다...

by tat tvam asi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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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이 훨씬 넘으신 권사님께서 며칠 전에 넘어지셔서, 잘 걷지 못하신다는 연락을 받았다.

 

남편과 급히 권사님댁을 찾았다. 

 

오른쪽 무릎을 모서리에 부딪치셨단다... 

 

친정엄마 장례를 치르느라 주일 예배를 드리지 못하여서, 권사님이 예배에 나오지 못하신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가, 오늘 권사님 속회를 맡고 계신 속장님께 전화를 받은 것이다.

병원에 가지 못하고 집에만 계셨다는 것이다.

금요일 밤에 넘어지셨는면, 벌써 4일째가 되어가는데...

 

제대로 걷지 못하신다는 권사님을  모시고 찾아간 병원이 사당동에 있는 서울정형외과였다.

권사님께서 다시 오시기도 편하고, 예전에 이 병원에 우리 성도님이 입원해 계신 것을 보았기에 나름 친숙했기 때문이다.

 

 

 

병원을 모시고 가겠다는 전화를 드렸더니, 몸도 불편하신 권사님께서 미리 걸어나오셔서, 대문 안에서 밖을 내다보며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우선 무릎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붓기는 없었다.

뼈에는 이상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권사님을 옆에서 부축하며, 걸으시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통증이 있다면 아예 걷지도 못하셨을 텐데, 나를 붙들고 천천히 걸어서 차 안까지 들어와 앉으셨다.

 

 

 

아드님들이 걱정하실까봐, 알리지 않으셨다고 한다.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다.

자녀를 배려하고 자녀를 사랑하는 그 마음은...

'병원 점심 시간과 겹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어르신들께서는 '병원에 치료 받으러 가야지!'하고 한번 마음먹으면,

기다리는 수고로움이 있더라도 병원에 가서 앉아계시는 것을 더 마음 편해 하시기에, 

무조건 모시고 병원으로 갔다.

다행히 점심 시간 바로 전이었다.

점심 시간이 임박해서인지, 환자가 없었다. 

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젊은 의사선생님이,

'넘어지면서 무릎 바로 밑을 세게 부딪쳐서 걷기가 힘들다'는 환자의 설명을 들으시고는,

바로 X-ray를 찍어보자고 하셨다.

 

간호사의 인도로 촬영실에 들어 갔다.

권사님이 잘 걷지 못하셔서, 보호자도 따라들어오라고 했다.



 

 

X-ray를 찍으려면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침대 위로 올라가야 하는데,

걸음도 걷기 어려운 분이 한발씩 번갈아 다리를 들어 옷을 갈아입는 것도, 높은 방사선 촬영 침대 위로 올라간다는 것도 너무나 버거운 일이었다.

옷은 찬찬히 갈아입혀 드렸으나, 침대 위로 올라가는 일은...

마음은, 내가 번쩍 안아서 올리고 싶었지만 무리였다. 

 

무심결에 "침대 위로 올라가세요"라고 사무적으로 말하는 방사선 선생님께, 마음이 불편해짐을 느꼈다.

'좀더 친절하게 환자에게 대해야 하는 게 맞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들어올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불편함으로 이어진 것 같다.

"환자가 걷지 못하여 병원에 와서 진료를 받는데, 그냥 올라가라는 지시를 받으니 마음이 불편하네요!"라고 방사선 선생님께 이야기했다. 

"그럼 어떻게 해드릴까요? 안아서 올려드릴까요?"하며 권사님을 번쩍 들어 침대 위에 앉으시게 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지만 마음은 복잡했다.




뼈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원장선생님께 들었다.

넘어지셔서 타박상으로 인한 통증이 있는 것이고, 그전부터 관절염 증세가 있어 무릎이 아프시다는 것이다.

3일치 약을 처방 받고 남편은 약국으로,

나는 권사님 식사 대접을 어디에서 할지를 찾아보았다. 

'백제갈비'에서, 갈비탕 한 그릇을 포장해서 드리기로 했다.

병원에 오시면서부터 진료 받는 모든 순간순간, 거의 모든 에너지를 소진하셨을 권사님께서 집에 가서 조금이라도 쉼을 가지신 후 식사하기게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목사님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되면, 목사님을 신경쓰시느라 본인은 제대로 드시지 못할 것이 뻔했기 때문에...

전화로 포장주문을 하고 권사님과 함께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 시간이라 사람들로 붐볐다.

식당 앞에 차량이 많이 주차되어 있어, 식당 안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힘들었다.

이곳은 올 때마다 붐빈다.

평일 오전에도 식당 앞을 지나칠 때면, 다양한 연령층이 삼삼오오 고기를 굽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16,000원짜리 포장 갈비탕 한 그릇에, 공기밥과 깍두기와 양파 피클... 

권사님을 댁에 모셔다 드리면서, 갈비탕과 약을 잘 챙겨드렸다. 

뼈에 아무 이상이 없으니, 며칠만 몸을 잘 추스리시면

예배의 자리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신다.

어서 빨리 나으시기를 기도해 드리고 교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매주일마다 교회 성도들의 식사를 책임지시는 김영례권사님댁을 방문하기로 했다.

마음의 선물을 드리고 싶어서다.

김영례권사님은 100년에 한 분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대단한 분이시다.

섬김의 대가!!!!!!!!!!!!

수많은 이들을 두루두루 섬기시며 헌신하시는 김영례권사님께,

두루마리 화장지를 선물해 드렸다. 무척 좋아하셨다.

 

 

아울러 엄마장례를 치르고 병원에서 가져온 떡(절편)도 나누어 드렸다. 기름 두르고 후라이팬에 구워드시라고...

 

 

 

의료진이나 서비스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에게만 친절과 최상의 서비스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 성도님들께 최상의 서비스로 섬겨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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