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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안식일의 주인, 막 2:23-28, 은혜로운 전도사님의 수요 예배 설교

by tat tvam asi 2024.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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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의 주인 

막 2: 23-28

23 /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실새 그의 제자들이 길을 열며 이삭을 자르니

24 / 바리새인들이 예수께 말하되 보시오 저들이 어찌하여 안식일에 하지 못할 일을 하나이까  

25 / 예수께서 이르시되 다윗이 자기와 및 함께 한 자들이 먹을 것이 없어 시장할 때에 한 일을 읽지 못하였느냐

26 / 그가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에 하나님의 전에 들어가서 제사장 외에는 먹어서는 안 되는 진설병을 먹고 함께 한 자들에게도 주지 아니하였느냐  

27 / 또 이르시되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니

28 / 이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도 주인이니라

 

할렐루야!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고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갑습니다. 맛있는 음식, 그리고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하며 모두 행복한 시간 보내셨기를 바랍니다. 이번 연휴는 유난히 길었죠? 무려 6일 동안이나 계속되는 휴일이었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에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데 인천공항 내부 사진이 한 장 올라왔더라구요. 그런데 사진 속 공항 안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 마치 아침 8시의 지하철 2호선 출근길처럼 빽빽하게 차 있었습니다. 그래도 출근길 2호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사진 속 사람들이 모두 웃고 있다는 점이겠네요. 여행, 휴가, 귀성, 성묘, 가족 모임 등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이 명절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저도 참 흐뭇했습니다.

 

긴 추석연휴로 신이 났던 것은 어른들만이 아니었습니다. 명절을 앞둔 전 주, 유초등부 예배 때 아이들에게 추석에 무엇을 할 예정인지 물어보니 다들 앞다투어 즐겁게 대답하였습니다. 누구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뵈러 시골에, 누구는 온 가족이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좋은 식당에, 누구는 날씨가 좋으니 캠핑을 가기로 하였다면서 신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중 한 아이가 아주 걸작으로 대답하였어요. "전도사님! 학교에 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신이 납니다." 

 

맞아요.^^ 다들 긴 추석 연휴가 더 반갑고 즐거웠던 것은 그동안 많은 업무, 일과, 노동, 아이들은 학업, 숙제로 지쳤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통적으로는 추석이 되면 차례를 지내고, 성묘에 가느라 더 바쁘고 분주한데, 요즘은 또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그런지 그냥 가족끼리 휴식을 취하는 분위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성도님들은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하네요.

 

아이들이 이야기한 대로, 이번 추석명절에는 다들 여러 계획과 일정들로 바빴던 것 같습니다. 앞뒤 추석연휴로 끼어있던 지난 주 유초등부 예배에는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더 많이 나오셨거든요. 어린이 부서는 부모님에 의해 출석에 많은 영향을 받기에 이런 명절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기가 더 어렵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부진한 출석을 꼭 명절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또 말이 맞지 않은 게 요즘 보면 특별한 이유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데리고 부모님들이 많이들 놀러 가시거든요. 그래서 특히 날씨가 좋은 봄이나 가을이 되면 교육부 전도사인 저는 긴장을 하곤 합니다. "주여, 이 살랑거리는 계절바람이 우리 학부모님들의 마음을 너무 많이 간지럽히지는 말게 하소서." 😊😂😘

 

주일에 교회에 나오는 것이 이제 다양한 선택지와 약속 중 하나의 선택지로만 자리잡게 된 것이 요즘의 경향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많은 선택지 중 하나가 된 교회,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예배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공동체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이전의 당연하던 방식이 통용되지 않는 요즘, 안식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먼저 오늘 말씀을 살펴볼까요사복음서 중 하나이자 가장 먼저 기록된 마가복음입니다예수님의 말씀과 일생행적을 기록한 사복음서에는 예수님과 율법학자들 간의 치열한 대립이 등장하죠그중 싸움의 원인으로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이 안식일에 관한 입장이지요오늘 본문도 마찬가지로 안식일에 일어난 일입니다예수님과 제자들이 밀밭 사이를 지나갈 때 제자들이 그 손으로 밀밭을 헤치며 때로는 앞을 가리는 밀 이삭을 손으로 뽑기도 하며 지나가고 있었습니다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도 이 사건이 기록되었는데요거기서는 제자들이 배고픈 나머지 밀 이삭을 비벼 먹었다고 나와 있습니다어떤 이유였던지 이처럼 밀을 뽑는 행위는 추수의 행위로 간주되었고이는 바리새인들에게 무척 불편한 일이었습니다왜냐하면 안식일은 노동이 금지된 거룩한 날이거든요안식일이 어떤 날인지왜 그렇게 유대인들에게 중요한지 함께

출애굽기 31장 12절로 15절 의 말씀을 봉독하도록 하겠습니다

출 31:12 /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출 31:13 /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나의 안식일을 지키라 이는 나와 너희 사이에 너희 대대의 표징이니 나는 너희를 거룩하게 하는 여호와인 줄 너희가 알게 함이라

출 31:14 / 너희는 안식일을 지킬지니 이는 너희에게 거룩한 날이 됨이니라 그 날을 더럽히는 자는 모두 죽일지며 그 날에 일하는 자는 모두 그 백성 중에서 그 생명이 끊어지리라

출 31:15 / 엿새 동안은 일할 것이나 일곱째 날은 큰 안식일이니 여호와께 거룩한 것이라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누구든지 반드시 죽일지니라

 

구약의 율법을 따라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엄격히 지켜 금요일 해질 때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 노동을 금지하였습니다. 안식일에 일하지 않기 위해 서른 아홉 가지의 구체적인 규정을 세웠고 이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안식일을 범한 구원 받지 못할 죄인으로 여겼습니다. 토라에 따르면 사형에 처해야 하는 극악의 범죄였기에, 율법을 중시하는 바리새인들에게는 안식일을 지키는 문제가 더 크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이스라엘의 정통파 유대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서는 안식일에 운전도, 요리도 심지어는 스위치를 올려 불을 키거나 비가 올 때 우산을 피는 일상적인 행위도 금지되었다고 하니, 이천 년 전 예수님 당시에는 얼마나 더 진지하게 이 문제를 처리하였을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유대인들에게 안식일을 지키는 것은 가장 중요한 율법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유대 사회가 목숨처럼 여기는 안식일에 대해 매우 파격적인 대답을 들려주십니다. 이스라엘의 큰 상징이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다윗을 예로 들면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선언은 유대인들로 하여금 큰 충격과 혼란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율법은 모세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십계명에 적힌 절대적 지침인데, 그 지침을 지키는 이유에 대해 예수님이 본질적 의미를 물으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이 이들에게 다시 일깨워주시고자 한 안식일은 어떤 날인가요? 하나님이 사람에게 안식을 명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태초에 말씀으로 하나님과 함께 하신 예수님은 진정한 안식에 대해 말씀하고자 하십니다. 창세기 2 2절로 3절 말씀 합독하시겠습니다.

 

창 2:2-3 / 하나님이 그가 하시던 일을 일곱째 날에 마치시니 그가 하시던 모든 일을 그치고 일곱째 날에 안식하시니라 하나님이 그 일곱째 날을 복되게 하사 거룩하게 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그 창조하시며 만드시던 모든 일을 마치시고 그 날에 안식하셨음이니라

 

안식일은 어떤 날인가요이 날은 하나님이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시고 7일째 되는 날 안식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태초에 어둠과 무질서만 있던 곳에 하나님이 말씀을 통해 질서를 만드시고 생명을 창조하셨습니다먼저 낮과 밤을 나누신 하나님은 6일에 걸쳐 세상의 모든 생물을 만드셨고각 날의 마지막에는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는 말이 반복되어 나옵니다하지만 그 표현이 유일하게 나타하지 않는 날이 등장하였죠바로 마지막 날일곱째 날에는 하루를 마무리하는 표현이 나오지 않습니다왜냐하면 그 이후로 펼쳐진 모든 날이 하나님의 생명을 누리는하나님과 함께 안식하는 안식일이었기 때문입니다안식은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지혜대로 살기로 결심한 자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따라서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에게 우리 인간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계획에 순종하라는 거룩한 명령을 주시며 선악과를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임재는 창조가 완성된 피조세계에 가득했습니다그 안에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과 함께 다스리고 안식을 누리는 권세를 받게 되었죠매일매일이 복되고 거룩한 안식일이었습니다하나님의 창조와 안식은 어느 한 시점을 기점으로 끝난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날마다 지속되는 인간과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였습니다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그 안식을 깨뜨리게 됩니다하나님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앞세우기로 결정한 것입니다그 반역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다시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길 원하셨습니다그래서 이번에는 이스라엘을 들어 직접 그들과 언약을 채결하심으로 백성 삼으셨습니다출애굽기 31장 16절로 17절의 말씀입니다.

출 31:16 / 이같이 이스라엘 자손이 안식일을 지켜서 그것으로 대대로 영원한 언약을 삼을 것이니

출 31:17 / 이는 나와 이스라엘 자손 사이에 영원한 표징이며 나 여호와가 엿새 동안에 천지를 창조하고 일곱째 날에 일을 마치고 쉬었음이니라 하라

 

이 말씀 이전에 나온 구절이 방금 읽은 12절로 15절의 말씀 그러니까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는 자는 죽으리라는 구절 뒤에 나오기 때문에 여기에 담긴 엄청난 사랑의 고백을 놓치기가 쉽습니다. 아직 이스라엘이 애굽의 노예였을 적,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하신 약속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자신의 백성 삼으셨습니다. 출애굽과 광야, 가나안 땅 정복 그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시며 어떤 순간에든지 이스라엘은 자신의 백성이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의 약함으로 인해 우리를 포기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인간의 변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하나님은 먼저 다가오셔서 창세 때의 창조의 기쁨을 다시 상기하시며 우리를 지으시고 얼마나 좋으셨는지, 우리와 얼마나 관계를 맺기 원하시는지 나타내셨습니다. 이 사실은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이스라엘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비록 그들은 광야를 걸어도 왕 되신 하나님이 자신들을 책임지시며 결국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사 거기서 하나님을 예배하며 안식할 수 있게 하시리라는 소망이 그들의 마음에 깊이 자리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에덴의 역사가 다시 반복되는 비극이 생겼습니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지혜보다 자신의 생각을 우선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그들로 약속된 안식의 땅에서 추방 당하고 또다시 포로로 잡히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수많은 열강들의 위협 속에 살았고, 결국 로마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안식은 너무도 원하지만 닿기 힘든 먼 미래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안식일은 태초의 그 사랑의 관계로서의 의미보다 형식, 규정이라는 본질의 그림자로 남게 되었습니다.

 

마치 태초의 때와 같이 어둡고 무질서한 이 때 예수님이 나타나셨습니다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며 복음을자유를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신 예수님은 율법으로서의 안식이 아닌창조 때의 자유와 기쁨감사를 회복하는 안식을 다시 깨닫게 하셨습니다그러나 여전히 유대 지도자들에게 예수는 계명을 어기고 안식일을 범한 죄인처럼 보였습니다안식일을 지켜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고 받을 수 있기에 이에 의문을 제기하는 예수를 해방자가 아닌 방해자로 보게 된 것입니다사람들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면 모든 일이 끝이 날거라 생각하였습니다그러나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심으로 안식일의 참 주인이심을 드러내셨습니다안식일의 주인은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게 참된 안식을 가져다주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을 본 우리에게는 다시 미래에 대한 새 소망이 생겼습니다. 그 소망으로 우리는 지나온 모든 세월들, 또 앞으로 펼쳐질 모든 날들이 안식일임을 고백할 수 있습니다. 죄와 사망으로부터 승리하고 구원을 주신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그 발자취를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함께 모여 주일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안식일에 밀 이삭으로 인해 일어난 논쟁 속에서 예수님이 전하고자 하신 것은 안식일을 함부로 어겨도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말씀을 전하는 저 역시 단순히 주일성수를 하느냐 마느냐 차원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손으로 밀 이삭을 뽑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결코 안식일을 거룩히 지켰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다라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6일 간의 긴 연휴를 보내고 난 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전날부터 친구들과 있는 단톡이 시끄럽게 울리더라구요. 눈 떠보니 연휴가 지났다. 누가 다시 시간 좀 뒤로 돌려라, 왜 벌써 화요일 밤이냐 등등 일하기 싫은 사회인들의 외침이 가득했습니다. 혹시 일주일을 세는 방법을 아시나요? '월화수목금토일'이죠. 그런데 요즘은 좀 다르다고 해요. '워어얼 후와아 수우 목 금 퇼'이라고 합니다. 노동이 힘들고 피하고 싶은 만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은 짧게만 느껴지고 참된 안식은 불가능해보입니다. 그냥 일하고 싶은 감정을 넘어 노동의 가치가 해체되는 시기, 비정규직, 무인계산기, 인공지능, ai 등 나의 노력이 더 이상 값어치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혼란의 시대입니다. 노동이 무가치하게 느껴지니, 안식도 불안합니다. 마치 시험기간에 조급한 마음에 제대로 공부하지도 휴식하지도 못하는 학생처럼 인생이 버겁게 흘러갈 때가 있습니다.

 

혼돈과 공허, 흑암 속에서 질서를 명령하시고 생명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우리의 삶에도 질서와 생명을 불러 넣으시길 원하십니다. 생명력 있는 노동을 즐기고 기쁨과 감사의 안식을 누리는 우리 되기를 소망합니다. 찬양과 말씀, 기도로 하나님의 지혜를 간구하고, 주님을 예배함으로 나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공유하며 세상을 향한 사랑의 계명에 순종하시는 사당중앙교회 성도님들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감사합니다. 예수님을 통해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시는 은혜를 주셨으니,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자유롭게 사랑하고 감사의 찬양을 올리는 하나님의 자녀 되게 하여 주세요. 월화수목금토일 그 모든 날 동안 주님의 임재를 원합니다. 항상 인도하시고 함께해 주세요.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딸, 감신 동문(😊💖💕) 전도사의 설교문이다! 항상 딸의 설교에 큰 은혜를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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