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가 좋아
출 3:12 /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그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후에 너희가 이 산에서 하나님을 섬기리니 이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니라
할렐루야! 이렇게 사랑하는 성도님들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설교를 하게 되어 매우 기분이 좋습니다. 오늘은 사당중앙 유초등부 여름성경학교의 마지막 날인데, 먼저 은혜 안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게 하신 하나님과 또 이를 위해 힘써주신 우리 교사 선생님들 그리고 함께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신 우리 성도님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이번 2022년 여름성경학교의 주제는 '예배가 좋아!'입니다. 참 감사하게도 이 기나긴 코로나 기간 심지어는 아직도 끝나지 않고 일상이 되어버린 이 바이러스 속에서도 우리 유초등부 아이들은 꾸준히 교회에 나오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교회에 나오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다시금 예배의 자리로 초대하고 예배의 기쁨을 알려주기 위해 감리교 교육국에서 예배에 관해 주제를 선정하였는데, 이미 우리 유초등부 친구들은 예배를 드리는 자세가 잘 갖춰져 있더라구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다 모범생만 있는 것 같죠? 사실 엄청난 장난꾸러기들입니다. 어린이 설교 특성 상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인물 위주로 설교를 많이 진행하는데, 보통 한 성경인물 당 3편 정도의 설교를 하게 됩니다. 설교가 이렇게 연결되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항상 말씀을 전하기에 앞서 지난 주 설교 내용을 물으면, 모든 아이들이 다 다른 대답을 내놓습니다. 오히려 한 달 전에 한 설교까지 대답으로 나오는데 정작 지난 주에 한 내용은 절대 말하지 않아요. 절대 제가 원하는 대답은 하지 않습니다. 우리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들이 교회에 와서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우리 교사 선생님들이 공감하시는지 많이 웃으시네요.
티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엄청 떨었어요. 제가 원래 사서 걱정을 하는 타입이어서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아이들이 하나도 못 나오면...?, 누군가 다치기라도 하면...? 학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실망하면...? 그렇게 오만가지 걱정을 하다가 딱 옆을 보았는데 든든한 우리 선생님들이 계시더라구요. 그렇게 각 분야에서 프로이신 우리 교사선생님들과 함께 하였기에 처음과는 달리 기쁨으로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저의 모습을 보니 이번 성경학교의 메인 주인공인 모세와 얼마나 닮았는지, 마치 호렙산에서 하나님을 만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가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라는 명령을 받고 벌벌 떨었던 것이 꼭 저와 같았습니다. 그런 모세에게 하나님은 말을 잘 하는 그의 형제 아론과, 책임감이 강한 누이 미리암을 기억하게 하셨죠.
모세가 하나님의 명령을 처음 받고 두려워하며 주저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모세에게는 이미 일을 크게 그르친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의 왕자로 있던 시절, 모세는 고통받는 이스라엘 백성을 돕기 위해 그를 괴롭히던 이집트의 병사를 벌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것이 옳은 일이고, 또 이스라엘 동포들도 다 좋아할 것이라 여겼지만 그 행동은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이집트 병사를 죽인 모세는 바로 왕의 분노를 피해 전혀 알지 못하는 미지의 땅 미디안으로 도망하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모세는 40년 동안 미디안 땅에서 양치기로 살게 됩니다. 모세는 그렇게 모든 사람들에게서 잊혀 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모세 자신도 그렇게 한평생을 양치기로 살다 죽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모세를 오늘 하나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모세의 인생은 크게 3번에 걸쳐 나눠지는데, 먼저 이집트의 왕자로 지내던 40년, 그리고 미디안 땅으로 도망쳐 양치기로 산 40년,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나안으로 향하는 40년. 이렇게 모세의 삶은 하나님의 놀라우신 계획 안에서 이루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시간동안 모세를 기다리셨고, 때가 되었을 때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자신의 모든 혈기를 내려놓고 하나님을 온전히 바라 볼 수 있는 그 때에 모세에게 나타나신 것입니다.
이번 성경학교를 지나며 처음 유초등부를 맡게 되었을 때가 생각났습니다. 사실 그 어떤 것보다 떨리는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새싹처럼, 스펀지처럼 받은 것을 다 흡수하는 능력을 가진 우리 귀한 유초등부 친구들에게 어떤 말씀과 모습으로 다가가야 할까 많이 고민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아이들에게 신구약 전체를 넘나들며 성경에 있는 모든 지식과 교훈을 알려주어야지 하는 원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깨달은 것은 아! 아이들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이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사랑하는 우리 유초등부 아이들 한명 한명을 통해 저에게 가장 귀한 사실을 알게 하셨습니다. 예배는, 사역은 내 상황과 능력이 아닌 오직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흔히 광야에 비유되곤 합니다. 모세가 살인자, 도망자의 타이틀을 갖고 도망친 광야, 이스라엘 사람들이 긴 세월을 헤매던 광야. 황무지, 사막, 생명이 살 수 없는 광야에서 하나님은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불이 붙었으나 타지 않는 떨기나무의 불꽃 안에서 하나님은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출애굽기 3장 1절로 4절의 말씀입니다.
출 3:1 / 모세가 그의 장인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의 양 떼를 치더니 그 떼를 광야 서쪽으로 인도하여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매
출 3:2 / 여호와의 사자가 떨기나무 가운데로부터 나오는 불꽃 안에서 그에게 나타나시니라 그가 보니 떨기나무에 불이 붙었으나 그 떨기나무가 사라지지 아니하는지라
출 3:3 / 이에 모세가 이르되 내가 돌이켜 가서 이 큰 광경을 보리라 떨기나무가 어찌하여 타지 아니하는고 하니 그 때에
출 3:4 / 여호와께서 그가 보려고 돌이켜 오는 것을 보신지라 하나님이 떨기나무 가운데서 그를 불러 이르시되 모세야 모세야 하시매 그가 이르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불에 탄 재료는 사라지기 마련인데 하나님의 임재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시며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또한 영원이 타지 않을 사라지지 않을 명령을 모세에게 주셨습니다. 출애굽기 3장 12절의 말씀입니다.
출 3:12 /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라 네가 그 백성을 애굽에서 인도하여 낸 후에 너희가 이 산에서 하나님을 섬기리니 이것이 내가 너를 보낸 증거니라
양치기, 심지어는 장인의 양을 치던 모세는 하나님을 만나고 그 인생이 뒤바뀌게 됩니다. 이제 예배의 자리에 선 예배자 모세에게 하나님은 언제나 함께 하실 것을 약속하시며 그 마음에 내제하던 평생의 두려움과 자책을 조금씩 치유하십니다. 도망자로 아무도 몰래 이집트를 떠났던 모세는 이제 당당하게 바로 왕과 대면하여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라고 선포합니다.
하나님과 만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모세는 이스라엘의 중재자, 율법의 중보자가 되었습니다. 그 길고 거친 광야의 기간 동안 모세는 더욱 예배를 사모하였고, 하나님 말씀을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예배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가 하나님의 질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우리의 몸과 마음, 영혼을 일깨웁니다. 비록 지금 나의 삶이 광야 같을지라도 하나님을 사모하며 예배자로 서는 자는 곧 지키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배는 하나님을 발견하고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하나 되는 모든 시간입니다. 하나님의 기적을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던 모세는 이제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같이 사역을 행하는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향해 이 세상에서 가장 온유한 자라는 칭호를 주실 정도로 모세는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의 꿈을 꾸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모세처럼 되기란 너무 어려운 일처럼 느껴집니다. 예배를 방해하는 모든 것을 물리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까지도 예배에 자리로 이끌어내는 일을 감당하기에는 두려움과 불신이 먼저 떠오릅니다.
제 신학교 교수님이 해주신 이야기가 하나 생각이 나네요. 하나님과 인간의 하나 됨을 이렇게 표현하셨습니다. 한 아버지가 벽에 액자를 달려고 합니다. 아버지 혼자서도 충분히 그 액자를 달 수 있어요. 키가 닿거든요. 그런데 옆에 있던 어린 아들이 그 모습을 보더니 자기가 액자를 달고 싶다고 이야기 합니다. 아버지는 그 어린 아들을 목말 태워서 아이가 직접 액자를 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성도님들 그 액자는 누가 단 건 가요? 사실 아버지가 아니고서야 아들이 혼자 액자를 달 순 없습니다. 그러나 아들과 아버지가 함께 하자 아버지의 키가 아들의 키로 되었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추억이 하나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 어머니가 하는 모든 것을 다 따라하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식사 준비를 하시는 어머니 곁을 괜히 알짱거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도와줄게 엄마!” 그런데 모두들 아시겠지만 어린 아이가 도와주는 것이 진짜로 도움이 되나요? 절대 아니죠.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느리고, 흘리고, 정신 사나워요. 그러나 어머니는 그 자녀를 요리에 참여시켜줍니다. 아주 쉬운 업무를 맡겨 주어요. 주로 어머니가 다 만드신 것을 함께 젓는다거나, 다 된 음식을 접시에 놓는다거나 하지요. 사실 칼이나 불을 사용하는 위험한 일은 이미 다 엄마가 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자기가 그 음식을 함께 만들었다는 기쁨을 누립니다. 엄마의 솜씨가 자녀의 솜씨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렇게 몆번 반복하는 사이에 아이는 성장합니다. 키도 크고요, 손을 사용하는 것에도 능숙해져요.
자신의 실수를 두려워하고 자책하던 모세는 예배를 통해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사모한 결과 모세는 어느 새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이끄는 자리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예배는 무엇을 이루기 위한 또는 얻기 위해 행하는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내 소원, 생각, 성공을 위해 예배를 드린다면 그 곳에는 하나님이 계시지 않습니다. 예배는 그 자체로 목적이 됩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예배드리는 이유요, 이스라엘 사람들이 애굽을 벗어난 이유입니다. 가나안에 무사히 드러가기 위해 예배를 드린 것이 아니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가나안으로 향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오늘 사랑하는 성도님들 역시 예배 그 자체로 즐거워하는 자리에 서시길 기도합니다. 예배를 통해 타지 않는 떨기 나무의 불꽃 안에서 임재하신 하나님을 체험하시길 기도합니다.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뜻을 발견하고 하나님의 키와 솜씨에 도달하는 귀한 성도님들 되시길 기도합니다. 기도하겠습니다.
사랑의 주님, 모세를 부르신 것처럼 우리도 예배자로 불러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언제 어디에 있던지 내가 처한 상황이나 장소에 상관없이 기쁨으로 예배드리길 원합니다. 나의 모든 삶이 예배되는 예배자가 되게 하소서. 항상 함께하시고 우리를 인도하시며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교회에서 함께 사역하는 딸, 감신 동문(😊💖💕) 전도사의 설교문이다! 항상 딸의 설교에 큰 은혜를 체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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