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은...
전 5:18-20
18 / 그렇다. 우리의 한평생이 짧고 덧없는 것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허락하신 것이니, 세상에서 애쓰고 수고하여 얻은 것으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요, 좋은 일임을 내가 깨달았다! 이것은 곧 사람이 받은 몫이다.
19 / 하나님이 사람에게 부와 재산을 주셔서 누리게 하시며, 정해진 몫을 받게 하시며, 수고함으로써 즐거워하게 하신 것이니, 이 모두가 하나님이 사람에게 주신 선물이다.
20 / 하나님은 이처럼, 사람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시니, 덧없는 인생살이에 크게 마음 쓸 일이 없다.
계절의 여왕, 5월입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들어 있어서 가정의 달이라고도 불리우는 달이죠. 연일 포근한 날씨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5월에는 행사가 참 많죠? 둘이 하나되는 결혼식으로부터, 아름다운 장미나 수국으로 장식된 꽃축제도 있고, 거리를 걷다보면 아이들이나 부모님 등 가족들을 위한 선물들이 곳곳에 장식되어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소복이 쌓이는 눈 때문에 계절 중에서 겨울을 가장 좋아했었는데, 점점 봄이 좋아지네요. 봄에는 누릴 수 있는 게 참 많습니다. 먼저 예쁜 꽃과 따뜻한 햇살이 있고요, 여러 행사와 모임 등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생깁니다. 요즘 같은 날에는 특별히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그저 걸으며 따뜻한 햇살을 맞는 것만으로도 충만한 기분이 듭니다. 이처럼 우리가 자연스럽게 누리는 이 즐거움을 이미 통달한 사람이 있었는데, 바로 오늘 말씀의 저자인 솔로몬 왕입니다.
지혜의 왕, 명 판결자로 그 명성이 자자해서 비기독교인들에게도 유명한 솔로몬 왕은 참 많은 것을 겪고, 누리고, 살아봤던 왕입니다. 왕자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왕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을 보고 자란 그는 치열한 왕권 다툼 속에 하나님의 보호 아래서 이스라엘 왕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로부터 선물 받은 지혜로 인해 그는 곧 많은 부귀영화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열왕기상 4장에는 솔로몬 왕국의 부강함을 아예 숫자와 통계로 표기하기까지 했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합니다. 솔로몬왕의 소문을 듣고 저 멀리 스바의 여왕이 찾아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여러 다른 나라와 무역 관계, 화친 관계를 맺기도 한 것을 보아 솔로몬 왕은 단순히 제물뿐 아니라 많은 문화와 음식, 종교, 즐거움들을 누렸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축복받은 인생을 살았던 솔로몬 왕이 노년에 적은 것이 전도서입니다.
전도서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면 해 아래서의 삶의 허무함이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물과 부요와 존귀를 넘치도록 가졌던 솔로몬, 금수저로 태어나 누구나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던 솔로몬이 그의 마지막에 공허하고, 목적이 없는 삶에 대해 말을 전하는 것입니다. 제가 이 설교를 중고등부에서도 했었는데 그때 어떤 친구가 “저도 솔로몬처럼 살아보고 나서 그렇게 이야기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전도서에 수없이 등장하는 헛되고라는 단어로 인해 전도서는 회의주의, 또는 허무주의적으로 간주되는데 사실 전도서의 저자는 참된 행복을 사는 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합니다. 5월을 맞아 따스한 봄날을 누리듯이 하나님께서 주신 삶과 기쁨을 한껏 누리라고 말입니다.
오늘의 본문은 전도서가 말하는 인생을 즐겨라가 가장 잘 드러난 말씀입니다. 그러면 전도서 말씀에서 말하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기쁜 선물들이 과연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는,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식도락가들에게는 반가운 구절이 아닐 수 없죠? 음식은 생활,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자, 이제는 가장 쉽게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곳입니다. 레위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음식규정으로 인해 우리는 구약의 하나님은 금하시는 하나님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하나님은 먹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고된 광야 생활 가운데서 하나님은 만나와 메추라기로 그들을 먹이셨습니다. 창세기에 이삭이 우물을 팔 때 하나님은 그가 파는 땅마다 물이 나오게 하셨고, 선지자 엘리야가 이사벨을 피해 도망하였을 때에도 먹을 것으로 그의 지친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셨습니다. 사르밧 과부의 밀가루 통과 기름병이 마르지 않게 하신 것 또한 하나님이십니다. 부모가 그 자녀에게 밥은 잘 먹고 있는가 관심을 두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도 먹는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시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은 결국 우리가 영원히 주리지 않도록 예수님의 몸과 피까지도 주셨습니다. 우리의 일상의 식사가 성찬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모든 순간을 기뻐하시며 선물로 주시기 원하시는 분입니다.
둘째, 재물과 부 그리고 수고하며 얻은 결실입니다.
재물과 부는 성경에서 하나님과 대치되는 개념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돈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도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것은 하나님을 떠나 돈을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솔로몬의 마음이 점점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결국 온갖 다른 것들에 마음을 빼앗겨서 범죄하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돈에 관하여 감리교의 창시자인 존 웨슬리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벌 수 있는 만큼 벌어라”, “저축할 수 있는 만큼 저축하라”, “줄 수 있는 만큼 주어라”
인생의 가장 완전한 기쁨은 자신의 수고로 인해 무언가를 얻었을 때 생깁니다. 5달란트를 받아 5달란트 남긴 종이 주인에게 결과를 보고했을 때 그의 마음은 기쁨으로 흥분된 상태였을 것입니다. 주인님 이것 보세요 주인님께서 제게 5달란트를 주셨는데, 제가 그것으로 장사를 하여 5달란트를 더 벌었습니다. 주인은 그 모든 결실에 함께 기뻐하며 그 종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몫을 정당하게 받으며 그 안에서 즐거움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자신의 달란트를 아낌없이 투자하여 많은 부를 쌓는 것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입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우리의 삶은 즐기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은 기쁨과 슬픔이 늘 공존하여 있지만 둘 중 어느 것을 더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을 온전히 누리며 감사로 살아갈 때, 그리고 이 모든 값진 선물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때 비로소 우리는 사랑과 기쁨으로 충만해집니다.
솔로몬이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과도 같은 전도서는 이 허무한 세상에서 어떻게 기쁨을 거두어들일 수 있는지 전해줍니다. 방탕하게 살던 그가 마침내 지혜와 통찰로 깨달은 것은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가입니다. 하나님은 인간과 기쁘게 살기를 원하시는 분입니다. 하나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일요일에 교회 안에 계신 하나님을 우리가 방문하는 것이 아닙니다. 월화수목금토일 그 모든 순간에 지금 이곳에 우리와 함께 계시고, 먹고 마시고, 함께 수고하고 즐기는 하나님을 느끼는 것이 하나님과 기쁘게 사는 것입니다. 신앙과 삶의 기쁨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충만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기쁨을 주시는 분이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이 삶을 즐기며, 감사하고 충만하게 살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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